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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동해시의장
매년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와 관련된 사업들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새기고 국민들의 해양경영에 관한 개념을 인식시켜 바다를 우리의 미래로 담보하자는 뜻 깊은 날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바다로 과감히 진출한 나라치고 융성치 않았던 국가가 없었다. 그 예로 영국을 비롯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바다로 진출하여 해양자원과 식민지를 확보함으로써 국가적 부(富)를 누리며 세계의 지도국이 되었었다. 나폴레옹도 중국이 바다를 알게 되면 세상을 뒤흔들 테니 잠자게 내버려두라고 말했듯이 바다는 열강들의 패권(hegemony)확장에 가장 중요한 무대로 활용됐던 것이다. 오늘날, 미국도 5대양의 해상권을 장악함으로 초강대국의 지위를 강력히 행사하고 있지 않은가. 환경적으로는 산소의 75%와 식량의 25%, 자원의 30%를 우리에게 공급해 주는 곳 또한 바다다. 각종 화물의 물류비용을 싼값에 운반시켜 주는 등의 다양한 역할까지 더한다면 바다는 인류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전옥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또한 3면이 바다다. 해양주권국으로서 바다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을 지정학적 위치가 잘 말해 주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어업권 관광권 휴양권 바다목장 등을 확보함으로 바다와 접한 지자체들의 발전 동인으로 한몫을 하고 있다. 강원 영동의 6개 시·군도 지역경제의 상당부분을 바다에 의존함으로써 바다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동해시는 경제자유구역과 2개의 국제무역항을 보유하고 있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양호한 교두보가 놓여져 있고 동해시만이 갖고 있는 지방항만청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해난심판원 등과 해군함대 사령부 및 동해해양경찰청 등이 있어 동해시 발전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해양에 관한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다른 지자체에서는 바다의 날 행사를 소홀히 하더라도 동해시만은 이날의 행사를 성대히 개최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바다의 날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인다면 첫째 중앙 단위 급(장관) 바다의 날 행사를 개최함으로 동해항의 포트세일(port sale)이 강화돼 화물확보가 용이해지고, 둘째 동해항이 북방항로의 거점 항이라는 점이 대외적으로 알려져 환 동해 중심항으로 정착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셋째로는 동해시가 추진 중인 일본(사카이미나토)과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와의 크루즈 여객사업이 활성화 될 것이고, 넷째 동해 항이 국가 관리항구로 재 지정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고, 끝으로 건강한 바다의 보존운동으로 동해시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여 유명한 항구로 변화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정부에서 정체성(identity)이 결여된 축제들을 정리하여 예산 낭비를 막으려고 인센티브제까지 동원하는 시점에 바다의 날 축제를 제안하는 이유는 동해에서마저 바다의 날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이 들기 때문이다. 바다의 날을 활성화 시키면 해양도시 정체성을 선점할 수 있어 고양시의 꽃 축제 함평의 나비축제나 양구의 도솔산 행사같이 전국적인 축제로 발전이 가능하고, 동해시와 해군·해경, 해양항만청, 수협 등이 참여한다면 진해의 군항제 같이 해(海)자가 모이는 큰 행사가 될 수 있고, 축제로서 상승작용을 일으켜 동해시에 무한 홍보효과를 거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녹색의 키워드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은 강원도. 그렇다면 그린(green)의 원천이 무엇인가? 바로 산림(山林)과 바다가 아니던가? 동해시가 바다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행사와 축제는 공동체를 즐겁고 가치 있게 장식하는 메커니즘이며 항상 창조와 발전의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진화한다는 것을 다시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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