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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김원동 2009년 05월 30일 토요일
   
▲ 김원동

강원대 교수(사회학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일주일 내내 마음을 추스를 수 없었다.

고인과 참여정부를 몰아붙이던 이들도 숨을 죽이며 추모 대열에 합류한 양상이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교복 차림의 어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분향소는 연일 애도 인파로 넘쳤다. 무엇이 국민 모두를 이렇듯 슬픔에 젖어들게 할까. 그 시작은 고인과 국민들 간의 인간적 교감일 것이다.

대통령까지 한 분이 오죽했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하는 안타까움과 애석함이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었다. 고인에 대해 잘 몰랐던 여러 행적들이 서거 이후 언론을 통해 소상히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애틋함과 그리움은 더욱 커졌다. 그 진면목의 일단이 뒤늦게나마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중장년층의 삶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사회 전체가 가난과 싸워야 했던 그 시절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상고를 택해야 했던 사람이 노무현이다. 대학 진학의 기회를 잃었지만 검정고시로 사법시험에 도전해 법조계 입문에 성공한 주인공이기도 했다. 힘겹게 획득한 법조인으로서의 평온한 미래를 박차고 인권변호사로 변신해 험난한 삶을 올곧게 살았던 사람이다. 정계에 몸담은 후로는 학벌과 지역주의, 계파정치의 아성에 맞서 마침내 정상의 꿈을 이루었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래서 배경 없고, 학력 없고 힘없어 서러운 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던 정치인이 바로 그 사람이었다. 퇴임 후에는 화려한 도시 생활을 접고 귀향해 작은 마을의 지도자로서 주민과 더불어 소박한 여생을 설계하고 실천하던 거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고인의 크고 작은 실책과 실수에 너그럽지 못했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더 많은 기대가 비판의 날을 세우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고인의 마지막 선택은 모두를 자책감과 비탄에 빠지게 했다. 지도자와 평범한 국민 간의 위상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는 삶의 현장에서 고인처럼 용기 있고 소신 있게 살지 못했고, 그가 벼랑 끝으로 내몰릴 때조차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새삼스러운 자책감이 머리를 들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위기, 새로운 권위주의의 그림자, 경제난국. 오늘의 사회적 현실은 그의 당당한 삶이나 이루고자 했던 꿈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국민의 서러움이 깊고 애절한 데에는 이 같은 사회적 배경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지도자 노무현, 인간 노무현은 온 몸으로 보여주고 떠났다.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정치지도자 노무현의 삶 그 자체는 두고두고 되새길 우리의 소중한 정치사회적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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