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도내 영서지방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340㎜가 넘는 국지성 집중폭우가 쏟아지면서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주택 침수와 파손이 잇따라 70가구 1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낙석과 도로 및 교량 유실로 곳곳에서 교통통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농경지 침수와 피서객 고립사고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이번 폭우는 심야시간대에 집중돼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잠자던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어 인명피해가 컸다.

■ 인명피해=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23일 오전 2시 45분쯤 홍천군 두촌면 자은3리 朴基南(61)씨 집 등 5채가 급류에 휩쓸려 朴씨 아내(55)와 딸 정옥씨(27), 사위 崔해원씨(32), 생후 100일된 외손녀 등 4명이 실종됐다.

또 朴씨집 인근 林연옥(75·여)씨 집도 휩쓸리며 林씨가 실종됐다.

이어 오전 4시쯤 인제군 상남면 상남리 속칭 오미재 고개 31번 국도에서 폭우로 유실된 토사가 운행중이던 金진흥씨(53·경기 이천시 마장동)의 포터 차량을 덮쳐 金씨가 숨졌다.

또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횡성군 공근면 초원리에서 논물을 보러나간 마을주민 신옥란씨(67·여)가 귀가하지 않아 경찰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수색에 나섰다.

■ 이재민=이날 오전 1시50분쯤 홍천군 화촌면 풍천1리 韓명철씨(81) 집 뒷산이 붕괴되면서 가옥을 덮쳐 건물이 파손되고 소 2마리가 매몰됐으며 오전 2시 30분쯤 인제군 남면 어론리 청정조각공원 휴게소에 토사가 흘러들어 직원 7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어 오전 3시쯤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집 10채와 화천면 송정리 3채가 침수됐으며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 44번 국도변 주유소도 유실됐다.

이날 새벽 홍천과 횡성 인제 평창 등에서 주택 파손과 침수로 70가구 190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 회관과 교회 등으로 긴급 대피한 상태다.

고립 사고도 속출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속칭 ‘너런이’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黃모씨(36·여·원주시 태장동) 등 7명이 고립 7시간 만인 오후 3시15분 美軍헬기로 구조되는 등 모두 22개소에서 200여명의 피서객들이 고립됐다가 출동한 119구조대와 경찰, 군헬기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 교통두절=이날 오전 3시쯤 홍천군 화촌면 구성포리 56번 국도가 유실되고 50t의 토사가 흘러내려 운행 차량들이 5번국도로 우회하고 있으며 인제군 기린면 진동1리 진동 2교 상판이 내려앉아 교통이 두절됐다.

또 홍천군 두촌면 44번국도 10여개소에서 낙석 및 토사가 발생해 교통이 전면 통제되는 등 홍천 인제 횡성 평창을 잇는 국도와 지방도 20개소에서 산사태와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해 7개 구간이 전면통제됐고 8개소는 일방통행되고 있다.

■ 재해대책=도와 각 시·군은 장마전선이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며 물이 빠지자 응급 복구작업과 함께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비가 더 내릴 것에 대비해 각 시·군별로 재해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수해방지에 나섰다.

한편 영서 중부 산간지방 등에 내려진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 해제된 가운데 오후 6시 현재 횡성 청일면 345.5㎜, 홍천 두촌면 301.0㎜, 인제 기린면 242.0㎜, 철원 34.4㎜, 양양 29㎜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金根成 root@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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