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무식 춘천 석사감리교회 장로
애국자 하면 위대한 업적이나 공적을 남긴 인물을 먼저 의식한다. 애국자와 나와는 무관하다고 잘라버린다. 그래서 지금은 애국자 같은 사람도 없고 온 국민이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서로 헐뜯기만 바쁘다. 어느 모임이든지 자기는 하지도 않고 앞장서서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만 한다. 이러한 때일수록 나 자신을 먼저 살피고 내가 누구를 위해서 사는 존재인가, 이웃과 공익을 위해서도 사는 존재인가, 현재 내가 내 위치에서 할일을 다하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정말로 배고픈 시절에는 일하느라고 남을 욕하고 흉볼 시간조차 없었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비롯해 각종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위기가 우리를 언제 엄습해 올지 아무도 모른다.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오로지 우리 모두 작은 일에 충성하는 애국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올해로 59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교훈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조국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6월,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보훈이 있는지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기 게양과 찾아 줄 유족이 없는 묘역을 방문해 그 날 하루 가족이 되어보는 방법도 있다. 거창하지 않지만 작은 실천을 통해 나라사랑 애국을 실천하는 마음가짐도 가져보자.

매년 공공요금 올린다고 투정하기 전에 먼저 생활용품을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지난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물 부족현상이 발생했을 때, 그때 가서 절약한들 별효과가 없다. 평소에 절약하지 않으면 아쉬울 때 어려움이 더욱 큰 법이다.

절약은 생활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 식당에서 먹다 남은 음식물을 싸가지고 가는 일 등이다. 온 국민이 생활에 지혜를 모아서 물통을 들고 다니는 현재를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산소통을 메고 다니는 시대가 오지 않도록 예방적 생활자세가 바로 애국자의 삶이다.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사는 현실에만 몰두하지 말고 개미와 같이 월동의 삶을 준비하는 온 국민이 된다면 이것이 애국의 생활이다.

그리고 사람은 영적 동물이므로 70~80년 살고 가는 이 세상이 있는 반면, 영원한 미래의 세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죽음으로 끝난다면 자기희생을 할 필요가 없다. 미래가 있고 영원이 있기 때문에 나 하나 희생을 해서라도 후손 또는 대중을 위해 유익하게 하고자 하는 애국애족의 충성심을 발휘하게 된다.

무궁화 시조로 유명한 한서 남궁억 선생님의 애국정신이 기억난다. 어느 해 2월초순경 연희전문학교에서 졸업식 축사 요청을 받았다. 홍천 모곡학교 교무주임 조용구 선생과 함께 가기로 하였다. 동행하는 제자인 조용구 선생이 환갑노인의 건강을 생각하여 차를 같이 탈 것을 권했다.

한서 선생은 “우리 손으로 만들면 타고 가세”하고 그 험하고도 먼 길을 3일 동안 걸어서 가셨다. 당시 일본 순사들도 이런 애국자들을 두려워했다. 이 시대는 우리 국민 모두가 애국자 노릇을 해야 할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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