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에 있어 ‘신용’의 중요성은 더이상 국가나 기업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신용등급에 따라서 신용대출의 이자율은 물론, 자동차 할부금리, 신용카드 발급과 한도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낮아지면 연 1~2%포인트를 더주는 은행 저축상품은 무의미한 일이 된다. 이렇듯 경제위기가 깊어지면서 신용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 채무를 관리하는 재테크의 출발점이자 기본인 ‘신용테크’의 중요성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신용카드 잘라 버리면 신용 상승? 연체만 없으면 등급 ‘플러스’

빈번한 현금서비스·카드론 사용 주의해야




■ 신용이 곧 돈이 되는 세상

   
신용등급은 개인의 신용도를 점수에 따라 구분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KCB(코리아크레딧뷰로),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등 3개 기관이 주로 개인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이들 신용평가회사들은 은행연합회에 모이는 각종 금융회사 정보를 받아서 가공한 뒤, 수수료를 받고 금융회사에 이 데이터를 제공한다. 금융회사는 대출 여부, 금리 결정 등에 이를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대출 정보 △연체 정보 △카드 사용액 △통신비 연체 △세금 미납 등 신용거래와 관련한 4000여개 변수가 신용등급 산정에 동원된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 공공기관 신용정보도 신용평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신용정보는 올해 3월부터 개인 채무연체 기록이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기간을 종전의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개인신용에 관한 중요성이 경제활동에 있어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철저하게 관리해온 신용은 바로 현실적인 수익을 가져다준다.

신용평가회사 KCB가 지난 4월 한달 간 3660만명의 개인 회원 중 시중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 등 1286개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한 내역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신용등급에 따라 은행 창구에서 받는 대출 금리가 최대 연 14.6%포인트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등급인 1등급은 연 6.66%로 돈을 빌릴 수 있었지만, 최하등급인 10등급은 연 21.32%의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 후평동지점 한연길 부지점장은 “신용대출은 담보대출과 달리 대출신청인의 신용평가 결과에 따라 대출 여부가 결정되고 적용금리도 2~3등급 차이라 할지라도 연 5~6% 이상 크게 차이날 수 있다”며 “필요한 만큼 유리한 금리로 받으려면 본인의 신용도 관리 즉 ‘신용테크’를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사들 역시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에 대해서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할부수수료 이자율을 높게 매긴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고객에게는 원칙적으로 신규 카드 발급을 제한한다.

생활과 밀접한 자동차 할부, 마이너스 통장 대출도 사정은 똑같다. 각 금융사마다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차가 최대 연 10%포인트를 넘는다.



■ 신용등급 관리는 어떻게 하나

이렇듯 개인의 경제활동에 있어 중요한 신용등급이지만 무심한 관리로 인해 자칫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등급이 떨어지게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신용평가에 동원되는 모든 변수를 개인이 관리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등급의 하락을 대비하는 것은 물론 상승까지도 노릴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연체 방지를 위해 자동 이체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일반적인 카드대금, 각종 대출이자, 휴대폰 요금까지 결제금액이 5만~10만원 이상, 5영업일 이상 연체하면 각 금융사에 통보돼 신용평가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개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용카드는 오래 사용한 것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신용거래 기간이 길수록 신용등급은 올라가기 때문에 오래된 신용카드를 잘라 버리면 거래 기간이 축소돼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도 있다.

농협중앙회 염광수 석사동지점 부지점장은 “개인의 신용도에 있어 등급이 하락하는 가장 큰 원인이 연체”라며 “연체를 모두 갚는다고 해서 즉시 신용등급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며 실추된 신용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각별히 연체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체 등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신용거래 없이 현금만 쓰는 것도 신용등급에 있어서는 이득이 되지 못한다. 대출이 없고 현금만 쓰는 경우에는 신용등급을 산출하기 어려워 좋은 신용등급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밖에 단기간의 빈번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단기성 자금의 빈번한 대출자금은 ‘자금경색’으로 평가돼 신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신화준 hwaju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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