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 메이저대회 3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박세리(24·삼성전자)가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지금까지 카리 웹(호주),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같은 반열에 서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미흡하게만 느껴졌던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이들과 어깨를 당당히 나란히 하는 진정한 `3강'으로 꼽히는데 손색이 없게 됐다.

박세리가 따낸 메이저대회 타이틀은 루키 시즌이던 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그리고 이번에 처음 메이저대회로 승격된 브리티시여자오픈으로, 앞으로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컵만 거머쥐면 생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LPGA 사상 지금까지 5명, 현역 선수 중에서는 2명만이 해낸 대기록이다.

이들 가운데 웹은 26세6개월이던 지난 6월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는데 현재 23세11개월인 박세리는 앞으로 3년안에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웹의 기록을 뛰어넘어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라는 또하나의 역사를 쓰게 된다.

이같은 대기록을 달성할 경우 박세리는 2개 메이저대회에서만 우승한 아니카 소렌스탐을 제치고 웹과 진정한 양강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박세리가 지금 당장 노리고 있는 목표는 한시즌 최다상금과 올해의 선수 타이틀이다.

박세리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22만1천650달러를 받아 합계 124만8천575달러로 소렌스탐(124만5천696달러)과 웹(116만659달러)을 제치고 상금 1위로 올라섰다.

데뷔해인 98년과 99년 연속 4승씩을 기록하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부진을 올해 한꺼번에 털어내고 있는 박세리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웹이 지난해 달성한 한시즌 최다상금(187만6천853달러)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앞으로 65만달러 가량을 더 보태야 기록달성이 가능한 박세리는 특히 올시즌 잔여대회중 한국과 일본에서 열릴 대회가 3개나 되고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던 삼성월드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목표달성이 크게 어렵지만은 않다.

롤렉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는 박세리가 203.50점으로 시즌 5승을 기록중인 소렌스탐(241.0점)에 37.5점 뒤져 있는 상태다.

한층 성숙한 모습과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2승째를 거둔 박세리가 명실상부한 LPGA 최고의 선수로 비상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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