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檀<수필가. 강원인물 전기작가회 대표>


양구 밤성골댐의 기본자료조차 엉터리라는 강원도민일보의 확인보도는 참으로 경악과 분노를 참을 수 없게 한다.

가뜩이나 전국에서 가장 많은 크고 작은 댐을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민으로서는 그 불편한 짐을 짊어진 희생만으로도 답답한데 더하여 자존심마저 짓밟힌 듯 하다.

양구 밤성골댐은 지역 환경파괴는 물론 2천 주민이 정든 땅을 떠나는 참화를 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전국 시도에서는 2002년 월드컵 축구 최신 경기장 건설과 특수에 대비한 준비가 한창인데 우리는 힘을 모아 밤성골댐 건설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건교부가 수입천을 막는 양구 밤성골댐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그토록 사업물량을 과대 포장하려 했던 저의는 무엇인가?

밤성골댐 후보지 유역면적은 당초 발표된 583㎢가 아니고 이보다 269㎢가 줄은 314㎢ 가 맞는 것임을 건교부는 시인했다.

담수량도 당초보다 줄어든 편차가 1억2천㎡이다.

홍수가 발생했을때 한강 인도교 수위를 0.5㎝ 낮출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효율성이 적은 댐이다.

밤성골댐이 건설되면 양구북부 방산일대는 거대한 인공호수로 동서가 갈라지게 된다.

지금도 춘천에서 양구로 가는 길은 현기증 나는 구절양장(九折羊腸)이다.

군사 철권정부시절 전국 깡패들을 동원해 개설한 배후령은 크고 작은 구비가 100곳에 이른다.

이 영너머 오음리에서 양구에 이르기까지 늘쭉날쭉한 굴곡은 모두 200곳이 넘는다.

소양댐 담수가 만들어낸 특수지형이다.

양구군은 화천댐에 이어 소양댐이 생기면서 4만명 넘던 인구가 그 절반으로 줄었다.

지방 중소도시의 큰 동(洞)보다도 적다.

그러나 양구군은 전국 속의 강군(强郡)으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강원도민체전 5연패(2부)에 이은 양구 테니스의 전국제패, 역도팀의 최우수단체상, 2년에 걸친 양구군 공무원들의 전국 최우수 친절 공무원 평가, 그리고 98년 경영행정종합평가 전국 최우수군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양구산 쌀은 제1회 전국 전업농 쌀품평회에서 2년간 우수상및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또 방산지구 백토는 궁궐에서 사용했던 백자원료로 공급됐으며 지금도 조선백자 가마터가 40여곳이나 발굴된 전국 제1의 요장이다.

양구군은 앞으로 밤성골댐이 건설되면 북쪽은 방산일대 큰 호수와 동편은 소양호, 서북쪽은 평화의 댐, 남서쪽은 화천댐 파로호 등으로 둘러싸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온통 물의 한복판에 남게 되더라도 양구군민들이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게 된다면 필시 물값을 내야한다.

춘천의 소양강댐이 소양호의 29억t 소양강물을 가두고 발전방류슈로 흘러버리는 물에도 춘천시민에게 막대한 물값지불을 요구한 예가 또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양구에서는 벌써 ‘물도둑 수자원공사’를 성토하는 플래카드가 거리마다 걸렸다.

춘천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그 답답함에 동정을 금치 못환다.

밤성골댐 후보지는 군사독재정권이 정권안보의 희생양으로 만든 평화의 댐까지 불과 10㎞ 남짓 거리다.

먼저 우리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버린 텅빈 댐의 재활용 문제부터 숙고해 봤는지 묻고 싶다.

큰 홍수에도 금강산댐과 평화의 댐으로 인해 물이 가득 채워지지 않는 화천댐을 하류에 남겨두고 또다시 엄청난 예산을 밤성골댐에 투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엉터리 조사된 양구 밤성골댐은 더 늦기전에 백지화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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