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문화원의 연중 행사계획에 의해 여름향토문화학교가 8월 9일부터 11일 까지 2박 3일에 걸쳐 동면 석곡리 소재 「정선 청소년 수련원」에서 있었다. 이 문화행사는 여름 방학 중 정선군 관내 남녀 중학생을 대상으로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향토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행사로 올해로 17회에 이른다.

격변하는 시대 추세에 맞추어 올해는 획기적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여 미래의 지도자로 정선을 책임지게될 어린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향토문화에 대한 체험을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되었다. 학생들로 하여금 우리 고장의 문화 유산들을 직접 견학 체험하게 하여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함과 아울러 조상들이 땀과 정성을 들여 만든 소중한 문화재의 얼을 되새기고 이를 잘 보호하자는 의도였다.

작년까지는 지역문화와 일상문화를 함께 접목시켜 수강생들이 모두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추상적인 문화활동에 머무르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정선 지역에 산재한 문화재를 직접 배움으로 살아 있는 문화체험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일면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첫날 강좌에 지역 문화 발전, 지역축제, 정선아리랑 이해, 향토문화 체험학습으로 이루어지고 밤에는 「아! 정선, 정선아리랑」창극 비디오를 시청하도록 계획돼 프로그램을 압축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정선아리랑을 축으로 지역 문화에 한층 가까이 접근한 교육과정이라고 생각되었다.

이튿날에는 하루종일 관광버스 편으로 정선 지역에 산재한 국가지정 문화재와 강원도 지정 문화재들을 직접 견학하도록 계획하였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미리 연수교재에 정선 지역에 산재한 국가와 도지정 문화재들의 사진과 내용을 실어 놓았으므로 사전지식을 갖고 출발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일정과 여건상 모두 견학하기엔 불가능 해 화암동굴, 정암사 수마노탑, 적멸보궁, 열목어 서식지, 이종후 가옥, 수고당, 아우라지, 오장폭포 등을 견학하고 돌아왔다. 문화재마다 견학에 앞서 간단하게 다시 설명하여 어린 학생들의 문화체험을 도왔다.

마지막 날에는 기행문 작성법을 배우고 이어서 어제 직접 견학한 문화재들을 보고 듣고 느낌을 글로 쓰도록 시간을 배정했다. 본인의 개성에 따라 자유롭게 지어졌는데 내용 또한 다양하게 표출되었다. 어떤 학생은 일정 모두를 소상하게 기록하고 어떤 학생은 한 곳을 중심으로 느낌을 쓰기도 했다.

깨알같이 빼곡히 채운 감상의 글을 읽으며 이런 고로 모름지기 교육이 필요한 것이요, 참교육이란 어휘는 이런 경우에 써야하나 보다! 아직 때묻지 않은 정선의 자연만큼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그들의 깨끗한 필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시간에 강원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 1호「정선아리랑」을 기능보유자로부터 직접 전수교육을 받아, 노래하며 배우는 기회로 대미를 장식하였다

이번 문화행사는 심혈을 기울여 정선 지역 향토문화 체험을 중심으로 계획, 진행했으나 그 결과는 참가한 학생들이 장성한 훗날 평가될 것이다.

서구의 선진 문화를 선호하고 우리의 진솔한 삶을 천시하는 것이 아픈 현실이다.

문화원 형편상 이번 행사에 비용 일부를 학생들이 부담하고 참가하도록 하였는데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 다시 향토문화를 배우려는 학생이 십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놀랐고 반가웠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래도 조상의 손때가 결은 고유한 문화, 우리 고유의 얼이 담긴 소박하고 고운 땀과 정성이 녹아내린 삶을 찾고자하는 젊은이들이 있기에 정선의 앞날은 밝구나 하는 생각으로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다만 이들이 장차 정선을 책임질 동량이거늘 어린 학생들을 위한 지역에 계신 지도자들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번 행사를 위하여 그늘에서 고생한 문화원 관계자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주대중(정선실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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