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양식장 등을 초토화 시킨뒤 동해안으로 북북동진하고 있는 적조(赤潮)가 이번에도 도내 연안까지 북상할까.

지난 14일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와 여수시 돌산 일원에서 시작된 적조가 빠르게 동해안으로 북상, 27일 경북 영덕군 강구 등대까지 적조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도내 어업인들과 관련기관들이 적조의 진로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다행히 27일 동해남부인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조경현상(조류의 경계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조류가 남쪽으로 1시간당 1.5노트의 속도로 강하게 흐르면서 적조는 일단 북상이 지체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경북 영덕지역까지 주의보권에 든 적조가 도내와 맞닿은 경·남북 연안에서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할때 다시 북상을 시작할 경우 4∼6일이면 도내 삼척 연안부터 피해권에 들 수 있어 긴장을 풀 수 없다.

이 때문에 道환동해출장소를 비롯 각 시·군과 수협 등은 지난 95년과 98년에 이어 3년 주기로 도내 동해안을 위협하고 있는 적조 비상상황에 주목, 공동 대책반을 가동해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삼척시내 2개소를 황토 채토장으로 지정, 도내 연안에 적조가 발생할 경우 적조 퇴치에 가장 효과가 높다는 황토를 대량 살포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도내 연안은 지난 95년 삼척시에서 최고 1만3천cells/㎖ 밀도로 독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발생, 9월말∼10월 중순까지 약 20여일간 적조 경보가 발령되면서 강릉시 옥계면 금진까지 북상하기도 했으며 98년에도 7월에 이틀간 삼척시 연안에 최고 2천100cells/㎖ 밀도로 또다른 적조생물인 쎄라티움이 나타났었다.

98년의 적조는 큰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으나 95년에는 삼척시 가곡천 하구에서 자연산 황어 2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덕산 앞바다에서도 방어 400마리가 폐사하는 등 공동어장들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다.

道관계자는 “포항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조류가 발생한데다 도내 연안이 적조에 강한 한류대가 교차하는 지역이어서 일단 자연예방 효과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 95년과 같은 상황에 대비해 예방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江陵/崔東烈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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