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상달에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니 환웅천황이 나라를 창시하셨다는 거룩한 숨결소리 들리는 듯 했다. 그 소리는 꿈결에 들려오는 영혼이 부르는 소리였으며 하늘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알 수 없는 언어였지만 현세는 이질적인 이념논쟁으로 모양이나 가치관도 다르다 해도 배달민족의 내일은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밖에 없다 고 그렇게 들려 오는 것 같았다.

하루는 봄이면 온갖 꽃들이 앞다퉈 핀다는 서파(西坡)로, 또 하루는 독립군들이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고토(古土)가 신 기루처럼 바라보이는 북파(北坡)로 오르니 신령스런 천지 (天池)에도 운지버섯 엷게 드리운 파란 하늘 조각들이 하늘에서와 같이 파란 따슨가슴속에서 도 함께 흐르며 해맑은 얼굴로 우리를 반겨 주었다.

우리 민족의 모태(母胎) 백두산을 장백산이라 부르며 중국을 거쳐 힘겹게 등정해야 하는 현실속에서 주인 행세 하는 몰골을 눈 뜨고 보노라면 순간 억장이 무너질 듯한 감 정이 북받쳐 오른다. 백두산에서 송화강을 이어주는 장백폭포의 우람한 함성이 멀어져 가는 종소리인양 긴 여운을 남기며 기필코 통일 위업 이루려는 위대한 묵시(默視)로 들려온다.

아!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여, 통일의 그날은 언제쯤 오려는가.

최인철·한국 경우문예회 강원회장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