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종

상타원 교무(원불교 삼척교당)
우리는 왜 사는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물음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무의미한 일상생활을‘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다’라고 한다. 각자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눈 깜짝 할 사이에 세월이 흘렀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어느 듯 여기까지 왔어, 뒤 돌아 보면 허무하다. 아무것도 해 논 것이 없어, 이 때 까지 뭐 하고 살았는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내세울만한 대안이 없다. 그저 미래는 불투명할 뿐이고, 불안하고 막연하다고 생각하는 인생이 거의 대부분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물 흐르듯 사는 인생도 있을 것이며 특별한 인생에 특별히 성공한 인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자면 반드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사람 노릇 하면서 살아야 한다. 거센 바람과 성난 비에는 새들도 조심한다. 밝게 갠 날씨와 따뜻한 바람은 초목들도 기쁘다며 환영한다. 천지에는 하루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만물이 장양되지 아니한다. 사람의 마음에도 하루라도 즐거움과 희망이 없어서는 온화한 기운이 감돌지 아니한다.

온화한 기운은 기품의 완성도이며 성공의 원동력이다.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나의 기품의 완성도를 감지 해본다. 이 세상에는 조용히 눈을 감을 시간의 여유조차도 없는 사람이 허다하단다. 사람의 마음을 천진(天眞)이라하고 천심(天心)이라 하는 것은 하늘과 사람의 마음이 하나요(天地與我 同一體천지여아 동일체) 둘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므로 온화하고 한결된 마음은 하늘과 통한다. 그리하여 사람의 마음은 일심이 될 때가 제일 귀하다. 일심의 위력은 아무리 어려운 일일지라도 능히 돌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심 없는 마음으로 정성이 지극하면 반드시 하늘도 감응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나의 뜻과 같이 된다(我與天地同心正: 아여천지동심정 ).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다. 잡으면 있고 놓으면 없어진다. 우리들의 마음은 어느 때에는 바다같이 넓고 넓어서 세상을 다 포용하다가도, 어떤 때는 바늘 구멍하나 들어갈 틈이 없어지기도 한다. 마음을 허공과 같이 넓히고 보면 우주 만물의 주인이 된다. 허공이 천하 만물의 주인이요, 천지는 허공을 통하여 그 덕을 베풀어 소소영령 하게 우주 만물을 화육하고 살려 주기에 빈 마음은 만물의 주인이 되므로 그 마음에 사(私)가 없는 사람은 곧 시방삼계의 주인이 된다.

마음을 넓히는 공부를 하고 보면 처음에는 시내같이, 다음은 강같이 마침내는 대해창양 같아서 불가사의한 역량을 얻을 수도 있다. 각자의 마음이 자기의 조물주이기에 능히 가능한 일이다.

옛 말씀에 “서수도덕자 적막일시(棲守道德者 寂寞一時)요, 의아권세자 처량만고(依阿權勢者 凄凉萬古)니라”라고 했다. 이는 도덕을 잘 지키고 사람의 본분을 잘하고 사는 사람은 한 때 잠시의 적막함이 있을 뿐이지만 권세에 의지하고 기생충처럼 붙어 아부하고 비굴하게 사는 사람은 만고에 처량해 진다고 하는 뜻이다.

사람노릇 하고 산다는 것은 권세와 부귀에 타협하지 않고 태산 부동의 자세로 정의를 취하는 것이요. 일월같이 밝은 지혜로 사리에 걸리고 막힘이 없이 판단하는 실력을 얻어 인륜강기(人倫綱記)를 비롯하여 천 가지 만 가지 인간의 일에 지행합일(知行合一)하는 실천력을 구비하는 것이다. 게다가 온화한 기품으로 대중을 감싸 안으면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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