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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같은 사람

정해창 2009년 11월 06일 금요일
   
▲ 정해창

제자교회 춘천연탄은행 대표
영국 경제학자 찰스 핸드는 ‘헝그리 정신’이란 책에서 지금처럼 인류가 소비와 풍요, 안락(安樂)을 지향하면 100년 후에는 지구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시대 필요한 정신은 과거 지독히 못 살고 가난했던 시대를 이겨낸 ‘헝그리 정신’이라고 말했다. 요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실제적으로 중산층에 있다가 신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정신이 있다면, 과거 더 힘들고 고통스럽던 시절을 이겨냈던 ‘헝그리 정신’이다.

미국 한 대학교수가 학생들 절반이상이 중간고사 시험을 망치자 실망하지 말고 계속 학업에 정진하라 격려하면서 한 예를 들었다. “여기 당근, 달걀, 그리고 커피 알맹이가 있다. 물이 담긴 세 개의 냄비를 불 위에 올려놓는다. 첫 번째 냄비에 당근을, 두 번째 냄비에 달걀을, 세 번째 냄비에는 원두커피 가루를 넣는다. 그리고 세 개의 냄비를 15분 동안 끓이고 넣은 것을 꺼내 보자. 당근은 들어 갈 때 딱딱했지만 부드러워졌다. 달걀은 들어가기 전에 속이 부드러웠지만 단단해졌다. 커피가루는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물은 커피색을 갖게 되었고 좋은 커피 향이 난다. 이제 삶에 대해 생각해보자. 인생은 언제나 쉽지 않다. 때로는 너무 힘들기까지 하다. 난관에 부딪친다면 어떻게 될까 세 개의 냄비를 생각해보라. 끓는 물은 인생의 고난과 같다. 우리는 당근처럼 될 수 있다.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게 끓는 물속에 들어가지만 고난 때문에 물렁하고 유약해 진다. 너무 힘들고 지쳐 희망을 잃고 결국 포기한다. 당근처럼 되지 말라. 우리는 달걀처럼 될 수 있다. 시작 할 땐 부드럽고 감성적이지만 고난 때문에 결국 가슴이 무뚝뚝하고 무감각해진다. 따뜻한 감정은 온 데 간데 없고 씁쓸함만이 남는다. 달걀처럼 되지 말라. 그러나 우리는 커피처럼 될 수 있다. 물은 커피가루를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커피가루는 물을 변화시킨다. 물은 커피로 인해 커피색으로 변화한다. 뜨거울수록 커피 맛이 더 좋아지듯이 우리가 겪는 시련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더 아름다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오늘 우리 시대 필요한 사람은 뜨거운 시련과 고난을 헝그리 정신으로 극복하여 아름다운 커피 향을 내는 사람이 아닐까. 괴로움과 고난 속에서도 내면의 삶이 당근처럼 물렁하거나 유약해지지 않으며, 달걀처럼 무뚝뚝하고 무감각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향기롭게 되며 따사로운 빛깔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커피 같은 사람은 괴로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괴로움을 아는 사람이고, 그 괴로움 속에서 빛과 향기를 찾아내어 세상을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 고난은 우리를 당근 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달걀 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고, 커피 같은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고난이 있는 이유는 고난을 헝그리 정신으로 극복하여 커피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함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뜻한 커피 향기가 그리워진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뜨거운 물을 향기 나는 커피로 변화시킨 커피알맹이가 되자. 아름다운 사회는 커피 같은 사람들로 가득 찬 사회이다. 모이면 좋은 향기가 진동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넘쳐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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