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진 않는다


흉터나 화상 등을 없애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늘 여쭙는 말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실 수 있습니까?’라는 말이다. 그러면 환자들은 어리둥절해 한다. 도대체 인내심이 흉터와 무슨 상관일까? 하지만 둘은 크게 상관이 있다. 그것도 매우 크게.

흉터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수술만 하면 깨끗해 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온다. ‘레이저 박피수술이 좋다던데 그걸로 빨리 없애 주세요’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다. 그러나 박피는 피부를 아주 얇게 벗겨 내는 것이기 때문에 깊은 흉터에는 효과가 없고, 있다 해도 눈에 덜 띄게 만드는 것일 뿐, 흉터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칼자국이나 화상자국, 기타 흉터들은 박피가 아예 불가능하기도 하다. 이럴 때는 흉터주위 피부를 꿰매 흉터자국을 피부선과 최대한 가깝게 바꿔 주는 Z 성형술이나 W 성형수술, 또는 피부이식수술이나 조직확장수술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면적이 넓은 흉터라면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환자들의 인내심이다. 흉터는 10년에 걸쳐 조금씩 조금씩 고쳐 줘야 한다. 말끔히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버려야 한다. 그저 원래 흉보다는 눈에 덜 띈다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흉터를 치료하고 싶은 분들에게 무엇보다 어떠한 치료인지를 잘 이해하고 기다리는 미덕이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방치영성형외과 방치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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