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로 생활하는 내 손에는 항시 봉지가 들려 있다. 저탄소 녹색생활운동에 일환으로 지난 10월부터 종이컵과 우유팩을 모으기 시작한지 벌써 300㎏을 수집했다. 거리에 널려 있는 종이컵과 우유팩을 모으다 보면 어느새 봉지가 가득하다. 열심히 모으는 나를 보고 상가에서도 모아주고 노인종합복지관에서도 많이 모아준다. 포장마차 주인이 모아주는 성의를 보고 감동도 했다. 종이컵과 우유팩은 재사용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쓰레기 속에 함께 버려져 환경 오염은 물론 귀중한 자원을 낭비한다.

본인도 이렇게 소중한 자원인 줄 뒤늦게 깨닫고 수집활동을 하다 보면 뒤에서 비웃는 사람도 만난다. 반면 직접 주워서 힘을 보태주는 사람도 있어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오늘도 귀중한 자원을 모으러 공원으로 가면서 녹색성장에 앞장서는 국민이 되자고 다짐한다. 휴지통에 버려진 종이컵을 주을 때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끔 민망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모은 자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생각을 하면 힘이 솟는다.

집에는 이렇게 모은 우유팩과 종이컵이 서른 두 자루나 쌓여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시내를 가다보면 종이컵이 길거리에 뒹굴고 있다. 한개 한개 모으면 금방 봉지마다 가득해 진다.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자루에 넣어 쌓아 보며 티끌모아 태산이란 말을 떠올려 본다. 힘이 다하는 날까지 모으고 또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조흥상·원주경찰서 경찰도우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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