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백운

한국불교태고종 강원교구 종무원장

(춘천 석왕사 주지)
사람은 누구에게나 원하고 바라는 바가 있다. 그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루려는 생각이나 힘을 ‘원력’이라고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원력’은 부처님께 빌어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염력(念力)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원력은 곧 삶에 대한 의욕 또는 의지의 심적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삶에 대한 의욕과 의지가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력 없는 중생은 부처님도 제도할 수가 없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는 마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과 그 맥락이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력을 세우는 데는 몇 가지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원력은 그 내용이 바르고 건전해야 하고 목적 또한 그래야 할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자기만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인 원력이나 남을 해치기 위해서 원력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풍족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원력이나 원한이나 감정 있는 사람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힘을 기르고 운동을 하는 따위의 원력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원력이라고 할 수가 없다.

둘째, 원력에는 그 원력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원력을 세웠다고 그 원력이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즉 목적 달성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농부가 씨앗을 뿌린 뒤에도 수확을 할 때까지 땀을 흘려 그것을 가꾸고 공을 들여야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요즘은 힘들이지 않고 또 노력은 하지 않고 돈이 생기기를 바라고 잘 살기를 바란다. 세상에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란 없는 것이다. 원력도 이루려면 그만한 노력과 정진이 따라야 한다.

셋째, 원력을 이루는데 있어서의 과정과 방법이 정당해야 한다. 원력을 성취하는 데만 급급하여 정당치 못한 과정을 밟는다거나 옳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부모에게 효도를 한다는 핑계로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나, 없는 사람을 도와준다는 명분을 앞세워 도둑질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력성취의 결과는 남과 이웃 등 많은 사람에게 돌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력성취의 기쁨과 결과를 자기 혼자만 누린다거나 자기 혼자만 지녀서는 원력의 참다운 의미가 없다.

우리는 종종 평생 동안 모은 재산을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 희사를 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들을 본다. 이를 불교에서 회향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도 부처를 이루신 뒤에는 그 복락을 혼자 누리지 않았다. 중생을 위해 회향하셨다. 부처님께서 일생 동안 교화행각을 하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원력을 바르게 세워야 인생을 바르게 살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가 혼란을 거듭하고 우리 인간생활이 어려운 것은 우리에게 원력이 없고 원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르지 못하고 건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자기 하나만을 생각하고 위하는 이기심과 욕심일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원력이 없기 때문에 오늘 우리 사회와 삶의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원력을 가지고 좀 더 희망이 있고 보람된 삶을 살도록 다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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