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달리며 삶을 확인합니다”

11일 보령 대천해수욕장 충남국체 철인 3종 경기장에서는 1위가 들어 온지 23분 뒤 한 선수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뛰어 들어와 눈길을 끌었다.

위암수술을 받고 인간한계를 시험하는 '사(死)의 코스'를 완주한 도대표 이종신씨(27)였기 때문. 만능스포츠맨인 이씨는 수영·태권도는 물론 몇 해전 프로권투 선수로 활동키도 했다.

2년전부터 철인3종경기에 입문, 혹독한 훈련을 참아냈다.

이씨는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리는 아이언맨(철인) 대회를 대비, 강훈을 하던 중 갑자기 숨이 차 병원에 들렸다 의사의“위암에 걸렸으니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았다.

술·담배도 않는 그는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분통함을 뒤로 하고 또 뛰고 페달을 밟고 물살을 갈라야 했다. 대회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

이씨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영(3.9㎞)과 사이클(180.2㎞) 마라톤(42.195㎞) 등 총 226.295㎞의 코스를 완주했고 대회가 끝난 뒤 원주기독병원에서 위의 5분의 4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쓰러지면 못 일어난다”는 생각에 치료를 받으며 지난달 문화관광부장관배에 출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씨는 2년간의 고환암치료와 재활훈련을 극복하고 투르 드 프랑스일주 사이클대회에서 3연패를 일궈낸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29)을 생각하고 그의 자서전을 읽으며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체전을 앞두고 고된 훈련을 강행하던 이씨는 지난달 24일 결국 병원으로 실려갔다.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던 이씨는 사흘전 경기를 위해 퇴원했다.

“제발 참가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충남 보령에서 치러진 트라이새슬론에 참가, 2시간 22분대를 기록하며 전 코스를 마쳤다. 12일 이씨는 다시 원주기독병원에 들러 다시 암치료를 받았다.

“철인교실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리키는 게 작은 소망”이라는 이씨는 “철인정신으로 병마와 싸워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혹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까 사력을 다해 뛰었다”고 말했다. <체전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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