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고교생이 자신의 급우를 찔러 살해 한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고교생이 그것도 교육의 최일선 현장인 교실에서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일 수 있었다는 사실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학생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비디오로 출시된 영화‘친구’를 수십 차례 보았다는 것이다.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 친구가 이 고교생 살인에 영향을 주었다는 얘기인가? 영화‘친구’를 연출한 사람이나 제작자나 물론 영화에 출연해서 열연을 펼쳤던 연기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으로 우뚝 선 영화 친구가 결코 불 특정한 고교생의 살인에 영향을 주었다고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학생은 사건이 나기 전에 친구를 수 십번 반복해서 보았다는 것이다.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기에 수십 차례나 보았을까

문제는 영화‘친구’뿐 아니라 폭력과 살인 등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들이 너무나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폭력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이 청소년들에게 노출되면서 한 참 민감한 그들의 생각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별한 제어장치 없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몇 해전 영화‘나에게 오라’에서 강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 있었다. 당시 이 영화를 본 청소년 중에는 실제 그런 행동을 했던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 보다 훨씬 오래 전 MBC의 장수 인기 드라마였던‘수사반장’도 모방범죄를 제시하는 드라마라고 해서 시청자와 시민단체가 항의를 하는 일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작품이 이성적 지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영화‘나에게 오라’나‘친구’는 분명 극장에서 청소년이 볼 수 없는 영화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극장을 출입 할 수 있고 비디오 대여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영화는 창작의 예술이다. 한 고교생의 살인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해서 심의를 강화한다거나 창작행위가 위축될 수 는 없다.

그렇지만 좀 더 생각 있는 영화제작가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노출되는 문제점을 막을 수 있는 특단의 제어장치 마련이 시급할 때다.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텔런트 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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