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후 사흘 안에 복용하면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다는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을 최근 식약청에서 시판을 허용함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사후피임약의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한 사용으로 오·남용을 막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사후피임법은 갑자기 성관계를 가지게 됐을 때나 콘돔을 사용했지만 불량콘돔, 원치 않는 임신이 우려 될 때 방지하기 위한 피임법으로 체내 여성호르몬 농도를 높여 줌으로써 착상을 방해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

따라서 사후피임법을 사용하면 과량의 호르몬이 일시에 투여돼 신체기능 이상을 부르기 쉽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과량복용이 반복되면 부정 자궁출혈과 배란장애가 빈발하고 난소기능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후피임약은 원치 않는 성관계 후 3일 이내 복용해야 하며 1회 복용 후 12시간이 지난 뒤 다시 복용해야 한다. 가급적 성폭행 등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사후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피임효과에 대해 현재 밝혀진 바로는 연구결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공률 75% 정도가 정설로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효과가 적지 않아 보이지만, 실패할 확률이 4분의 1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더욱이 피임에 실패하면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은 그만큼 높을 수 밖에 없다.

의료계에서는 사후 피임효과 자체에 대해 분명히 알려진 사실이 없는 만큼 환자에게 자궁관련 병력이 있는지, 출혈 성향은 없는지, 현재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친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춘천인성병원 여성의학클리닉 박경배 산부인과 전문의는 “생리적으로 고용량의 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며 “사후보다는 사전 피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朴賢哲 lawtopia@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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