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구룡령·조침령·곰배령·박달령

양양 구룡령. 최근 구룡령 옛길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는 산에 올라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산신에게 예를 갖추던 곳인 산신각이 있었으나 6·25를 거치면서 소실된 후 큰 나무와 돌무덤에서 행해져왔다. 그러나 지난해 주민들이 뜻을 모아 산각을 지었으며, 옛 길을 찾는 객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다 예를 빌고 무사안녕을 소원한다.

조침령 정상에는 영덕리에서 양수된 물이 하나의 저수지가 되어 있고 풍력발전기 2대가 버티고 있으니 관광명소로서의 손색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포장도로가 만들어져 차량의 왕래가 편리하게 된 후 옛길은 점점 황폐화 되어 가고 있다.

조침령 정상에서 인제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다시 동북 방면으로 또 하나의 옛길이 있으니, 이령이 바로 곰배령이다. 곰배령 정상에서 양양오색2리 방향으로 박달령이 나타난다. 곰배령 부근에 사는 옛사람들은 박달령이 지름길이라 해 양양재래시장에서 소금, 미역, 고등어, 멸치, 쌀 등 생필품을 구입해 되돌아왔다.

곰배령 부군에는 산야초, 산나물 등이 지천으로 깔려 있으나 입산자들이 무자비하게 뿌리까지 채취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희귀종이 되고 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은 곰배령 보호회를 만들어 초소를 지어놓고 순번으로 통제를 한다.

지난 5월에는 구룡령 옛길걷기 대회가 있었다. 또 산나물 채취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구룡령 옛길이 명성을 찾아가고 있다. 양양군에서는 올해부터 구룡령 옛길을 왕래에 지장이 없도록 보완하는 등 구룡령을 명소로 만들려는 의지가 대단해 기대해 볼 만하다.

송성의 시니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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