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구

동해 새롬감리교회 목사
벌써 삼십여년 전 일이다. 군대생활을 하면서 읽은 책 중에 충격적으로 다가온 책들 중 하나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다. 이 책은 정보혁명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그 뒤 제4의 물결이란 책이 출판되었다. 이 책을 읽은 나는 제3의 물결을 읽었던 때처럼 가슴 떨린 흥분에 빠져들었다.

제1의 물결이 농업혁명을, 제2의 물결이 공업혁명을, 제3의 물결이 정보혁명을 말한다면 제4의 물결은 이러한 물결에 이어 도래하는 21세기 기업경영과 사회상을 일컫는 말이다.

21세기 기업은 환경문제를 중요시하고 모든 기술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윤리적 가치관에 좌우되며 기업은 윤리문제 전문가를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사람의 직관이 많이 사용하게 되어 기술개발이나 경영에 직관과 이성적 결합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위상이 변하면서 기업 지도자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행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 경영자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으로 성숙된 모습의 자질이 요구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명료한 사고와 효과적인 행동, 깊은 내면의 수양으로 전지전능을 바라는 인간의 선천적 욕망을 억누를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러한 가운데 급격한 사회변화에 적응하고 반응하는 기업은 이상적인 표본에 오르게 되고 세계적인 지도자를 배출하므로 궁극적으로 봉사를 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판단은 세계는 하나라는 기본의식에서 출발하는데 청지기 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하나님나라의 기본 되는 요소라고 했을 때 마치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제4물결이 또 하나의 이상으로 그칠 수 있지만 크리스찬인 나를 비롯해 기독직장인에게 도전을 준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생각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노력, 말씀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직장 속에서 구체화 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 우리는 먼저 직장에서 영적인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직장 속에서 성령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일 하는 시간이 곧 기도시간이 되어야 한다. 로렌스는 ‘부엌에서 들리는 소음 속에서도 나는 무릎을 꿇고 조용히 기도하는 때와 똑같이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다’고 했다. 떼아르 사르뎅은 행동을 신성화할 것을 말하면서, 우리가 일 하는 시간을 기독교적인 영성으로 이해하는 사고방식을 계발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이들의 말은 결국 우리의 일, 우리의 시간을 하나님의 의지 속에서 만들어가라는 이야기이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를 맡기고 살아가라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하는 일, 다시 말해 내가 만드는 상품 하나하나에서도 영성의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수님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빵과 포도주를 통해 내 살과 피라며 영성을 불어넣으셨다. 그분이 하신 것 같이 우리가 하는 일의 과정을 통하여 생산되는 것에 영성을 부여해야 한다. 세상에서의 일의 의미를 변화시키고 그 일을 통하여 만들어진 것이 하나님의 일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명의 영성을 가져야 한다. 모든 크리스찬에게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은 소명을 부여했다. 자기가 서 있는 곳, 그곳에서 크리스찬들이 하나님의 소명을 가지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살아가는 삶이 곧 소명의 영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과 직업을 분리해서 이해해서는 안 되며 신앙과 직업의 연관성을 잘 찾아야 한다. 이런 안목을 갖기 위해서는 영성이란 것이 개인의 경건과 대인적인 도덕이나 교회에서의 봉사활동을 넘어서는 직장 안에서의 섬김의 생활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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