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소리 들리지 않는다고 바다를 잊은 것은 아니다.

새소리 물소리 들린다고 또 하나의 인연을 맺은 것은 아니다.

오늘도 뜨거운 태양은 천진 바다에서 일어나 설악의 대청봉으로 노을 진다.

변화 없는 삶은 죽은 것이다 하지만 삶이 변한다고 영혼마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바다는 온몸으로 말한다. 마음의 평화가 올 때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호수같이 견딜 수 없는 아픔에는 성난 파도 되어 미친 듯 포효한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듯 평화롭게 한 곳에 머물지 못함은 또 하나의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연어가 더 큰 포부를 안고 바다로 떠난 것과 같이 … 박승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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