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동작만으로 인간의 희노애락을 모두 표현해내는 무용계의 올 한해는 그 움직임이 무척이나 조용했다.

오랜 시간 기획하고 연습해서야 무대에 올릴 수 있는 무용 분야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올 한 해 도내 무대에서 무용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던 것이 사실.

그 중 도무용협회와 강원대 무용학과가 함께 마련한 강원을 빛낸 인물 초청 명무전은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기획전이었다.

5∼6월 춘천, 원주, 강릉에서 순회공연으로 마련된 강원을 빛낸 인물 초청 명무전은 강원 출신 춤꾼들이 한자리에 모여 강원 무용의 고혹적인 춤사위를 선보였던 자리.

올해 도 무용계를 대표하는 무용단이 중앙을 비롯해 세계에서 명성을 떨친 것은 칭찬을 아끼기 어려운 부분이다.

창작발레의 황무지로 꼽혔던 도내에서 백영태발레류보브의 활약은 가히 놀랄만했다. 지난해 전국무용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올해 제5회 강원무용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제10회 전국무용제에서 ‘마리아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로 단체상 부문 금상, 개인상 부문 최우수연기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

백영태발레류보브의 이번 수상은 지역발레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평가와 함께 2001 우수공연 레퍼토리로 선정돼 서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면서 강원 무용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이와함께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2001 겨울이벤트 행사에 초청된 유옥재창작무용단(단장 유옥재 강원대 교수)은 한국의 전통무용인 장고춤, 부채춤, 칼춤, 농악 등 선사해 기립박수를 받는 등 도내 무용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올해 초 강원춤아카데미(대표 김영주)와 강원대 박민일 교수, 인간문화재 정재만씨가 힘을 모아 강원 춤사위 발굴에 주력한 것은 눈여겨볼 만했다.

‘강원도 아리랑 춤’이라는 제목으로 춘천의 ‘목화따는 소리’양구의 ‘얼레지 타령’등 강원도 소리에 맞는 춤동작 ‘나물캐기’, ‘논밭갈기 사위’등 강원만의 춤사위가 탄생, 강원국악예술회관 무대에서 ‘산 물 향기’라는 주제로 관객에게 선사됐다.

이밖에 지난 6월 재즈댄스의 국내 보급자 전미례씨의 재즈댄스공연, 7월 권금향무용단의 ‘관동팔경 그 새로운 춤길 Ⅱ’공연, 11월 춘천유옥재무용단의 창작무 ‘무천’공연, 전상국 강원대 교수의 ‘아베의 가족’이 무용으로 다시 태어난 ‘아베’공연 등이 눈에 띄었다.

또 중국 국가1급 안무가 이신자씨의 강원도 방문은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대스승 최승희씨의 흔적을 찾아 도를 방문한 이신자씨는 최승희 평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몰았다.

沈銀淑 elmtre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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