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

상지대 관광학부 교수
최근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관광행태가 다양해지고 관광욕구가 다변화, 개성화됨에 따라 관광환경 역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소극적, 수동적, 대규모 형태가 보다 능동적이고 기호적 성향이 강한 소규모 지향으로 변모하면서 관광도 소프트웨어와 휴먼웨어 중심으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환경의 변화로부터 유발된 관광을 매개로한 산업간 복·융합화는 관광객에게는 차별화·전문화된 고품격의 욕구충족 기회를 제공하고 관광기업에게는 관광산업 구조의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신활력 창출의 기회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이의 사례로서 의료서비스, 관광, 문화 분야가 복·융합화된 의료관광(Medical tourism)의 경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태국 등의 주변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가격과 관광·휴양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21세기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치료에 따른 각종 규제와 의료관광 관련 인식 부족 등의 원인으로 인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수년전부터 해외 의료관광 시장 경쟁에 뛰어 들어 본격적인 국가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많은 대도시들과 지자체들 또한 의료관광 산업을 지역의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경쟁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주변 환경속에서 강원도 또한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으로 의료융합과 의료관광이 지정됨에 따라 사회간접자본과 인재 육성 등의 지원을 통해 지역 선도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강원도도 다른 경쟁 시·도에 비해 국가 지원이라는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의료관광은 특수목적 관광(Special Interest Tourism: SIT)의 한 유형으로 거주지에서 받지 못하는 치료 유형, 의료수준, 가격 등이 의료관광의 주요 유발요인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준과 가격경쟁력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의료관광 성공가능성이 예견된다. 그러나 의료 관련 인프라가 주로 수도권 및 대도시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향후 의료관광 시장 활성화는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강원도 의료관광의 힘겨운 경쟁과 위기의식에 대한 염려가 앞선다. 최근까지도 강원도 의료관광은 외국의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의료기술 혹은 의료산업 중심의 제한적 측면에서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 왔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의료관광 유발요인과 관련 인프라의 입지성을 고려해 볼 때, 강원도 의료관광의 상대적 경쟁력에 대한 의문과 함께 강원도형 의료관광 가치와 접근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강원도의 의료관광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강원도적 가치가 반영된 차별적 접근에서 찾아야 한다. 의료관광의 개념을 조금만 더 확장하면 청정 휴양·관광자원을 대상으로 건강증진, 질병의 발견과 치료, 예방 등의 보건욕구를 충족하는 관광의 유형인 보건관광(Health Tourism)도 포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강원도는 순수 의료관광보다는 청정자원 기반의 보건관광에 더 큰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의료관광과 보건관광을 포함하는 웰니스형 의료관광(Wellness Tourism)으로 강원도형 의료관광 모델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지닐 수 있는 특화 의료 클리닉 등의 의료관광 분야는 물론 강원도 청정자연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치유, 휴양치료, 생태관광, 녹색휴양, 현대문명병치료, 일반 건강검진 등의 휴양·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니스 관광으로 강원도 의료관광이 전개된다면 내·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목표 수요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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