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농촌에서는 60세만 되어도 젊은층에 들어간다고 한다.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젊은 사람들이 부족한 현실에서 고령화 사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UN에서는 총인구중에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정의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를 전망한다고 한다.

전반적인 고령화 추세에 따라 지방의 작은 우체국을 이용하는 고객의 대다수는 노인들로서 외지에서 생활하는 자녀들에게 정성을 담은 농산물을 택배로 보내고자 우체국을 방문하며, 또한 자녀들이 송금해오는 용돈을 찾아가면서 뿌듯함과 여유로운 표정으로 우체국문을 나서기도 한다.

또한 고령자가 많은 소규모 농가에서 계절별 농산물인 옥수수와 감자를 많이 보내고 있어서 우체국 택배와 연계한 농가 소득증대를 위하여 매일 택배차량으로 농가를 방문하고 있으며 자력으로 농산물 판매가 어려운 일부 농촌 어르신들을 위해 판로를 개척해 주고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고 있다.

양양우체국 우정봉사단의 일원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위해 농촌의 어려운 노인들을 방문하다 보면 생활환경은 열악하지만 항상 환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시는 분들의 얼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 따뜻한 정보다는 안타까움이 앞설 때가 더욱 많다. 고령화 추세에 맞춘 각종 사회안전망 혜택이 비교적 적은 농촌 살림을 위해 가지는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이 받는 분들에게는 한없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주위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듯하다. 올해는 추석이 일찍 찾아와서 다음주면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었던 시골길에도 차량과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오고갈 것이고 그동안의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자녀들을 기다리며 시골에 홀로 남아있던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반가운 미소가 번질 것이다. 폭염으로 지친 기나긴 여름도 가족이라는 거대함 앞에는 한없이 작아보인다. 그래서 더욱 기다려지는 추석인가 보다.

함영배·양양우체국 우편물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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