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

상지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WTO체제하에서 가속화된 세계화, 국제화, 정보화 추세는 사람과 자본의 단순한 이동을 넘어 국가와 지역 경계가 없는 말 그대로 ‘지구촌’을 형성하고 있다. 국가와 지역 경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경제체제 하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전 지역에서 거의 동시적으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고 이러한 소비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자본을 끌어 들이는 일 또한 일상화되어 무한경쟁 시대로 돌입하게 되었다. 훌륭한 시설, 청정 자연환경, 고유한 문화, 파격적인 제도적 지원, 숙련된 인적 자원, 차별화된 기술력 등 각 국가와 지역들이 지니고 있는 물리·사회문화·정책적 잠재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계의 수많은 도시와 지역들은 제한된 거주자, 관광객, 투자자들의 유치를 놓고 치열한 격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한국, 일본의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영주비자를 발급하며 유치경쟁을 벌여 거주자들을 유치하고 또한 좋은 자연과 문화를 배경으로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더 나아가 풍부한 노동력을 무기로 세계의 기업들을 유치하려 한다.

비슷한 환경과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경쟁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하나의 생존전략은 가격이나 품질 등 새로운 경쟁 요소를 찾기보다는 차별적 우위가 가능한 부분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사람과 자본을 유치하는 작업 역시 유사한 물리적 조건에서 절대우위를 확보하기보다는 장소에 대한 고유성과 매력을 강조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제고하는 장소 브랜딩으로부터 경쟁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소의 브랜딩은 사람들로 하여금 장소에 매력을 느끼고 호감을 갖게 하여 인지도를 높이고 실제로 그곳을 찾게 할 수 있도록 장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는 장소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증대시켜 장소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편익을 더욱 높여 주는 것이다. 즉, 장소의 핵심적 가치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의 마음속에 ‘살고 싶은 곳’, ‘여행가고 싶은 곳’, ‘투자하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장소를 브랜딩하여 강원도를 재탄생 시키는 것은 단순하게 멋진 건물이나 시설을 만드는 작업 이상의 것이 되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앞으로의 시대에는 국가, 기업, 지역의 경쟁력의 원천은 물질적이나 기술적인 힘보다는 이야기와 이미지 등 감성적인 요소, 즉 소프트파워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고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하는 것도 분명 좋은 전략이다. 그러나 국제대회 유치, 국내외 관광객 유치, 기업유치 등 사람과 자본의 유치를 위해 강원도가 힘겨운 경쟁을 치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잠재고객들에게 선호되는 곳으로서 강원도의 상징적인 정체성, 고유성과 이미지로 연계되는 강원도의 브랜드는 무엇일까’, ‘우리도 혹시 사람과 자본을 불러 모으기 위해 단지 좋은 시설과 제도만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염려가 생긴다.

이제 강원도라는 장소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강원도만의 고유하고 차별적인 이미지로 고착시켜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 담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강원도의 재탄생을 위한 브랜딩은 강원도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치들 중 잠재력이 가장 큰 가치를 핵심가치로 설정하여 그것을 다양한 연계요소로 구체화 시키고 상징화하여 차별적인 강원도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결과적으로 강원도의 총체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결국 강원도 브랜딩이란 강원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긍정적인 쪽으로 변화시켜 강원도를 ‘선호되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새로운 도정이 시작되면서 ‘살고 싶은 곳’, ‘여행가고 싶은 곳’, ‘투자하고 싶은 곳’과 같은 모두에게 ‘선호되는 매력적인 곳’이라는 명소브랜드 상품을 만들고 판매를 촉진하여 강원도 전체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강원도의 재탄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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