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변화하니 맘도 각박하여 민심은 덩달아 더 살기 어렵다. 더구나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니 더욱 연말이 쓸쓸한 것 같다.

서민들은 모두 살기 어렵다하나 이 만큼이라도 이 사회가 잘 굴러 가는 것은 아마도 악인보다는 선인이 더 많아서일 것이고, 제반 사회적 여건이 악의 요인보단 더 아름답고 사회에 기여하는 선인이 아직까지도 많아 저변에 널리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 짐작해 본다. 특히 연말에 훈기를 더하는 성금 성품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흔히 남에게 하는 것보다 받는 것에 더 익숙하고 행복감과 기쁨이 기울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일반 통념상으로의 성금이나 선물의 느낌은 주는 것은 내 주머니에서 금전이 나가기에 손해 본다는 것이고, 받는 다는 것은 조그마한 물건 하나를 받아도 받는 그 자체가 기쁘다는 것이다.

옛 성현의 말씀에 의하면 손지이익(損之而益)이란 문구가 있다. 이 내용은 유익한 손해는 알게 모르게 이익으로 다시 메워진다는 깊은 의미다. 요즘 연말이 가까워지는 이즈음에 이 말씀은 주위에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건 훈훈한 온정과 아름다운 큰 의미로 다시 사회에 환원 즉 누구에게나 돌아온다는 뜻도 있다. 즉 남을 돕는다는 건 수학공식상으로는 지출이 되는 것이 확실하지만 그 내면상으로는 반사적 향기가 봄 안개 퍼지듯 봄바람이 새 세상을 불러오는 듯한 큰 위력을 발휘한다. 결국 주는 작은 베풂이 받는 행복과 즐거움보다 수십 수백배의 직·간접적 위력이 있음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또 부족여족개재기(不足輿足皆在己)란 의미의 글이 있다. 이 뜻은 하나의 현상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보느냐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부족을 넉넉하게도 볼 수가 있고, 풍요스러워도 부족하다고 볼 수가 있다는 뜻이다.

이제 금언 한마디 더 전하고 마무리 하려 한다. 받을때 해해하며 좋아 소리 내어 웃는자는 소인(小人)이고 남에게 베풀 때 허허 하고 지그시 미소 짓는 자는 성인(聖人)이라고 했다. 주변에서 보면 부자라 칭하는 부유한 사람보다는 하루하루 벌이를 하며 품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려운 이웃이 더 이웃을 잘 보살피는 것 같다. 아마 역지사지하는 맘이 아닌가 여겨진다.

앞으로 우리는 성인이 아니더라도 누구한테 받을 때 즐거워 하지 말고 좀 부족하고 어렵더라도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도우며 베풀때 더 행복감을 가지고 허허하며 가난해도 남을 돕는 화기애애한 바다같은 맘으로 오늘을 살았으면 한다. 이건원·시인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