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무·배추 등 채소 값 폭등에 따른 농산물에 대한 유통구조 개선 이슈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농산물 자급률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수입농산물의 가공·소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더 증폭되었다.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폭설·한파·잦은 비 및 일조량 부족 등은 농업부문에 정식지연, 작황부진, 작목전환 등의 영향을 미치면서 산지 농민들에게는 고통을, 도시민들에게는 걱정과 근심을 안겨준 한해였다.

전 국민이 홍역을 치른 것 같은 이번 경험을 기회로 삼아 앞으로의 농업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온난화, 고랭지 또 다른 기회

▲ 김달룡

농수산물유통공사 강원지사장
최근 남쪽지역에서 강원도까지 올라와 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유통전문가들도 고랭지 지역에 자리를 잡고 지역농산물 유통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 것을 보면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강원도 고랭지 농업에 거는 기대와 미래역할은 클 것으로 평가된다. 온난화는 고랭지를 황금 산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랭지는 일교차가 커서 과수의 경우 당도를 높이고 화훼 및 채소류에는 색택을 뚜렷하게 하고 향을 진하게 하여 일반지형 농작물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여름철에도 서늘한 기후를 이용해 농작물이 생육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국내는 물론 수출에 있어서도 차별화된 시기에 출하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고랭지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첨단 시설재배를 확대하여 ‘키우는 농업’에서 ‘만드는 농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자연재해 극복을 통해 농산물 수급을 해결하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농식품 확보를 위한 첨단시설농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흐름으로 받아 들여야 하며 앞으로 우리의 농업도 햇볕을 대신하는 LED조명, 생장관리 정보기술(IT)시스템 등 첨단 시설 농법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 한 지역에서 태풍, 가뭄 등으로 흉년이 들면 다른 지역을 통해 수급을 어느 정도 맞춰 나가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시설농법으로 수확량 증가

이에 대한 해결책은 시설농법이다. 시설농법을 통해 기후 등 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단위면적당 수확량을 증가시켜 내수도 해결하고 수출도 해나갈 수 있다. 수산물은 농산물보다 그 변화가 더욱 더 심하다.

강원도의 수산물로 손꼽히는 오징어, 명태 등 고유의 어종이 수온의 변화로 동해안에서 차츰 사라져 가고 있다. 앞으로 ‘잡는 어업’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볼 수 있다. 수산업의 경제성과 수산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이제부터는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동해안의 양식어종인 해삼, 멍게, 참가리비, 전복 등의 수정·산란을 지금보다 더 활성화 시키고 바다목장 또는 근해 가두리양식을 통해 대량생산하여 국내뿐만이 아니라 해외까지 마케팅을 확대하여야 한다.

또한,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가공품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동해안 청정자원을 활용해 바다양식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와 같이 환경변화에 맞춰 지자체 및 관련기관에서 만들고 기르는 농어업에 역점을 두고 지원한다면 머지않아 강원도 농어업은 ‘황금을 캐는 고랭지’, ‘진주를 따는 동해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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