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한

강원대 동물생명시스템학과 교수

강원한우산학연협력단장
구제역으로 온통 난리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치러지던 각종 행사나 모임도 잔뜩 위축되었고, 그야말로 총성 없이 치르고 있는 전쟁이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관련 농가, 축협, 공무원 등 모두가 보이지 않는 추위와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 벌써 여러 번 치러봤지만, 이번만큼은 예사롭지가 않다. 발생한 시기, 전파속도,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양상이 방어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러 드디어 백신투여를 시작했다. 하루 하루를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만을 기대하며 날을 새우고 있다. 오늘아침 온누리를 뒤덮은 눈처럼 정말 하얗게 구제역바이러스를 소독해 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한우산업의 발전을 위해 클러스터를 조직하며 경종농업위주의 소규모 영농을 한우를 위주로 한 중산층소득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국내 최고수준의 청정한우를 자랑해온 강원한우이기에 횡성축협한우, 평창대관령한우, 홍천늘푸름한우 이름만 들어도 소비자들에게 침샘을 자극하는 명품브랜드 아닌가? 더불어 하이록, 한우령, 원주치악산까지 강원도내 모든 브랜드가 전국 20위 안에 포함되는 국가대표 한우브랜드의 명품고장 아닌가?

이제 우리는 아픔으로 멈추어서는 안 된다. 정부에서도 각종 정책을 준비 중이지만, 이번 기회에 축산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동안 농장단계에서 선진국처럼 대규모양돈장처럼 철저한 소독을 했는가? 출입장에서 샤워를 하고 농장에서 비치된 내의까지 갈아입고 출입하는 농가가 있었던가? 동네 모임에 다녀와서 그 복장으로 가축을 돌보지 않았던가? 너무도 다양해진 오염경로를 도로차단방역과 차량소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가? 수많은 관련공무원과 관계자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방역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국 사람을 통해 옮기는 것이기에 사람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지 않을까? 공항, 항만에서 출입하는 모든 이들의 짐 검사를 철저히 했던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모두가 허술했다. 바이러스의 공격전술로 보면 쉽게 가축에게 전파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제는 근절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우선 출입국장에서 축산인뿐 아니라 전원에 대해 개인과 휴대물품소독을 반드시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이동통제의 방법도 마을입구나 축사입구로 전환해서 그에 맞는 방역 매뉴얼을 만들어 그 수칙에 따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농가단위의 방역시설을 의무화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더불어 그동안 친환경축산으로 가축별 최소한의 공간규정을 제시했으나, 그에 대한 준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밀집사육장에서 발생된 사례가 복지형 축산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시키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 고려되고 있는 정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제는 잘 기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농민, 잘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양축가 그리고 잘 길러내는 명인을 구분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조기에 국가대표 강원축산업의 자리매김을 위한 완벽한 방역네트워크 구축을 기대해 본다.

대학에서도 어떻게 도와야 하는가를 다각도로 고심하지만, 일단 방역을 최우선하기 위해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렇게 무기력함을 느껴보기도 그러면서 경인년을 끝으로 종식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최일선에서 방역에 온 몸을 던지고 있는 관계자 동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담은 핫팩을 보내드린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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