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호

국회의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올해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을 정독했다. 매년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을 꼼꼼히 읽는 것으로 한해를 시작하던 것이 나의 버릇이고 군인에서 민간인으로 변하였지만 이점은 변함없이 계속하고 있다.

남북이 통일이 되지 않는 한 아마도 끝낼 수 없는 일이며, 우리가 남북이 통일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통일을 가장 방해하는 세력이 북한이고 보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년공동사설을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야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금년도 분량도 예년에 비해서 큰 차이는 없다. 내용의 구성에서도 예년과 대별해서 큰 차이없이 김씨 왕조에 대한 찬사와 있지도 않은 업적에 대한 나열이 전반부에 구성되었고 스스로 ‘김일성 조선 100년’이라고 말할 만큼 독재체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북한이 자신들의 국민을 언급할 때도 항상 ‘군대와 인민’ 이라고 언급할 만큼 군에 대해서 모든 면에서 최우선시하고 있다.

첨단과학 기술을 언급하면서도 핵심을 ‘정보기술, 핵 기술’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적들의 악랄한 제재”속에서 “대담한 공격정신으로 강성대국건설을 김정일이 령도하였다”고 했으며, 두 차례의 중국방문은 조중친선 관계를 새로운 단계에 올렸고 혁명의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였다고 자찬한 것과 반대로 우리의 한미동맹은 극한적인 용어까지 동원하여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중국과의 동맹은 혁명의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하는 점은 한반도에 대한 적화전략에 변화가 없음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군사적인 분야에서는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 20주년으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라고 구호를 내고 당과 수령에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훈련은 내일의 전투영웅을 키우는 용광로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언급할 때면 ‘평화’라고 말하고 있지만 군사적인 언급에서는 ‘무자비한 섬멸전’이라고 이미 말하고 있으니, 평화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끝장내야 할 희망의 년대, 통일과 번영의 년대이다” 애국과 매국(賣國)은 민족중시와 자주통일의 입장에 서는 것으로 갈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족을 강조하고 ‘6·15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라고 강조했으며 통일애국세력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여야 한다고 하고 “이 땅에서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핵참화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라고 단언적 선언을 했다.

우리의 한미동맹을 “외세와의 공조는 전쟁의 길, 친미호전분자들의 범죄책동”으로 매도하면서 한편으로는 “민족공동의 이익을 첫자리에 놓고 북남사이의 대화와 협력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해야 한다”, “협력사업을 장려하여 북남관계개선”을 해야 한다는 등 줄기차게 6·15, 10·4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전반적인 신년공동사설에 대한 평을 다시 하자면 북한의 내부의 현실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졌음을 정신적으로도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인민의 생활이 식량과 생활 소비품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냈고 전기를 포함한 기간산업동력이 부족한 것을 석탄으로 해결하려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을 볼 때 대외적으로는 어떤 변화도 특별히 없을 것을 암시한다.

군사적으로는 변함없이 도발을 해 올 것을 암시하고 있고 대남전략에서 주한미군철수는 기본이고 6·15, 10·4 공동선언에 대한 실천을 요구하면서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들을 움직여서 국내의 정치를 흔들려고 할 것이며 핵무기를 공갈의 수단으로 생존을 위한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일부 정치인이나 학자들은 북한이 변화의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을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대남전략에서 단 한번도 변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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