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남

도의회 의장
청조의 ‘사고전서’ 등 동양의 오랜 문헌들에 의하면 지나인들은 태고적부터 해가 먼저 솟는 곳을 동방이라고 하였고, 해의 정기를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하여 동방의 사람들을 재주 있고 우수하다고 여겼다. 또한 우리민족을 ‘동이(東夷)’라 하였으며, 이(夷)는 큰대(大)와 활궁(弓)이 겹쳐진 글자로, 동쪽에서 가장 활을 잘 쏘는 솜씨 좋은 민족을 뜻한다 하겠다. 강원도는 동이의 후손인 예맥족의 터전이요, 새밝이란 동쪽에서 빛이 밝아옴을 일컬으니, 새밝의 예나라는 강원도의 이칭(異稱)이며,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해의 정기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되겠다. 그러므로 단기이래 천년강릉단오를 비롯한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있고, 창해역사에서 의병장 유인석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자랑스러운 조상들이 여기 강원도를 지켜왔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도 강원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함은 필자만의 지나친 견강부회(牽强附會)일까. 작금에 우리 강원도는 약속의 땅이니 미래의 땅이니 하는 알맹이 없는 미칭(美稱)으로 불려 왔지만, 이제는 강원도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사는 300만 도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투철한 주인의식에 입각해 철저한 사명의식을 자각할 때라고 생각된다.

신묘년이 밝은 지도 한달여 지난 27일 대법원은 이광재 전 지사에게 원심확정 판결을 내림으로써 집행부는 4월 27일 보궐선거까지 강기창 권한대행체제로 가게 됐다. 지금 우리는 ‘행복한 강원도’로 탈바꿈 하기 위해 10년 아니 100년의 미래가 좌우될 만큼 중요한 터닝포인트에 서 있고, 중요한 시기 도백의 부재는 도민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매스컴을 비롯 일부에서 도정의 공백과 리더십의 부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바도 지나친 기우는 아닐 것이다. 이는 권한대행기간이 불과 3개월이라고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IOC 현지실사, 알펜시아 외자유치 성공적 마무리,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지정, 구제역 방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 폐광지역 개발, 춘천∼속초 고속철도 등 SOC확충 등 해결하고 풀어 나가야 할 중요한 사안들이 눈앞에 쌓여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강기창 권한대행이 도의회를 예방, 향후 도정운영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였다. 사상초유의 사태로 작년 7월 이후 두 번째로 이번에도 잘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몇가지 이야기하고 싶다.

먼저 수레가 잘 굴러 가려면 양 바퀴가 조화를 잘 이뤄야 할 것이다. 도의회 또한 300만 도민의 대변자로서 그리고 도정의 파트너로서 크고 작은 현안들에 대해 여야를 떠나 초당적으로 ‘싱크탱크의 역할’과 ‘위기극복의 리더십’에 적극 동참하고 지원할 것이다. 둘째 공직자 여러분들에게 당부와 협조를 구한다. 조선시대 대학자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민생에 대한 공직자의 자세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대에 앞서 역설한 바 있다. 특히, 변화의 시대에는 공직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주변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지혜롭게 대처해 주길 바란다. 셋째 어려운 시기일수록 300만 도민의 무언의 갈채와 절대적 응원이 필요하다. 새무얼 스마일즈(Samuel Smiles)가 그의 명저 ‘자조론(Self help)’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도와야 함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또한, 도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 경제, 언론 등 사회 각계각층과 도민모두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넘어야 할 과제이고, 풀어야 할 숙제라면, 기왕지사 플러스적 사고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임하자. 모든 일은 생각대로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강원도는 300만 도민 각자가 도백(道伯)으로 생각하고, 300만 도민 각자가 일꾼으로서 행동하여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와 있다. 남이 아닌 우리들의 일이기에, 모두가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솔로몬의 눈과 귀를 빌려, 내우외환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강원도를 지켜나가자! 새삼 노산 이은상 선생의 글귀가 떠오른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말 수는 없지 않은가.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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