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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

박희종 2011년 02월 11일 금요일
   
▲ 박희종

상타원 교무(원불교 삼척교당)
올해는 신묘(辛卯)년, 토끼띠의 해다. 토끼는 귀여운 생김새와 영특함으로 인간과 친근한 관계를 맺어왔다. 우리 역사의 기록에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구려 6대 대조왕 25년(기원후 77년)이다. 그해 10월에 부여국에서 온 사신이 뿔 3개가 있는 흰 사슴과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고 왕은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 해서 죄수들을 풀어주는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동물로서의 토끼는 ‘토(兎)’며 십이간지에서는 토끼를 뜻하는 ‘묘(卯)’로서 십이간지의 네번째 지지인 묘신이다. 간지에서 묘는 방위로 정동(正東)을, 시간으로는 오전 다섯시부터 오전 일곱시까지를 말한다. 이러한 의미가 있어 토끼는 무덤에서 방위수호신 역할을 했으며 기와의 끝에 있는 수막새에도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찬란한 태양이 뜨는 시간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토끼의 상징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달 속의 토끼는 중국 한·당대의 여러 문헌 기록에 나오는 옛 설화에 토끼와 두꺼비는 달의 정령이며 달에서 방아 찧는 옥토끼는 천년을 산다고 불로장생을 의미한다. 계수나무는 불사목으로 불로장수를 뜻하고 토끼는 영약을 찧는다고 한다. 달 속에 토끼가 들어가게 된 설화는 중국에 항아가 주인(남편이라고도함)이 가지고 있던 불로불사의 영약을 몰래 훔쳐 먹고 몸이 가벼워져서 두둥실 떠올라 승천하다가 달에 숨어들어 완전히 지쳐서 두꺼비로 변했다고 한다. 그 후 불로불사의 약을 만들기 위해 항아는 자기가 기르는 토끼에게 약의 재료를 찧게 했다고 한다. 이는 옛 사람들이 계수나무 아래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아무 근심 걱정 없이 평화롭게 사는 이상향의 존재로서 이상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의 희망이다.

또한 구토(龜兎) 설화가 최초로 등장하는 삼국사기 별주부전 문헌에서 판소리 수궁가의 이야기에서는 용왕님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하여 자라가 애타게 찾던 동물도 토끼이다. 토끼는 자기의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고 하여 죽을 위기를 모면한다. 불리한 상황을 꾀로 벗어나는 영리한 토끼이다. 몸을 숨길 때도 여러 개의 굴을 파서 헷갈리게 만드는 등 평소 꾀 많은 토끼의 습성들이 있다. 이는 교토유삼굴근득토기사이( 兎有三窟僅得兎其死耳)를 줄여 교토삼굴( 兎三窟)의 지혜라고 하며 예로부터 토끼가 위기를 슬기롭게 모면해 내는 지혜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자 없는 산에 토끼가 대장노릇 한다는 말도 토끼가 미약하고 나약한 동물이지만 주인 노릇을 지혜롭게 하는 토끼의 모습이다. 또한 토끼는 번식력이 강하여 다산(多産)의 상징이기도 하다. 토끼의 출산비결과 강한 모성애 등이 요즈음의 인구 감소 원인의 저 출산사회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토끼는 귀가 유별나게 커서 남의 말을 잘 듣고 멀리 있는 것을 빨리 감지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예지력이 강한 토끼를 일본의 츠키신사에서는 토끼신으로 모신다고도 한다.

토사호비(兎死狐悲)라 토끼가 죽으니 여우가 슬퍼한다고 한다. 이는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 아픔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슬픔과 인정을 나누는 것이요,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도와 준다는 뜻이다.

요즈음 사회가 혼란스럽고 사람들의 삶이 어렵고 고달프다. 이러한 때에 토끼의 꾀와 풍요로움과 다산으로 희망으로 서로 돕고 더불어 사는 이웃, 함께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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