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수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조사실장
경춘복선전철이 개통된 지도 50일이 지났다. 개통후 한달 동안은 평일 2만~3만명, 주말 5만여명에 달하는 외지인 방문객으로 몸살을 앓던 춘천 시내가 이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의 가장 큰 영향은 경제발전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수요와 생산 기반 확충을 가져왔다는 점이다. 개통 전인 2008년부터 수요의 근저인 인구가 순유입 기조로 전환되어 이제 춘천시 인구가 27만명을 넘어섰고 개통 직전 춘천시의 미분양주택 88.6%(2010년 8월 기준)가 해소되는 등 주택거래도 활발해졌다. 특히 차량 소유 및 이용자의 고속도로 이용으로 춘천, 화천지역을 중심으로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여 관광산업 활성화를 가져왔다. 관광객 증가는 음식 및 숙박업계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는데 개통직후 매출액이 예년에 비해 닭갈비는 50% 이상, 숙박업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물류여건이 개선되면서 춘천 등 고속도로 인근지역에 생산활동의 근간인 기업 유치실적도 증가하였다.

한편 이 같은 긍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효과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역소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과반수가 고속도로 개통이 쇼핑과 문화활동을 위한 수도권으로의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하여 쇼핑과 문화수요가 수도권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 쇼핑과 문화 이용의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브랜드와 품목, 지역내 보고 싶은 공연이 없다는 것을 꼽았다. 다행히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응답한 비중과 수도권 사설교육기관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한 비중은 모두 50% 미만에 그쳤다.

이와 같이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 영향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복선전철 개통으로 긍·부정적 효과의 양면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즉 차량 미보유자의 강원 북부지역 1일 생활권화가 가능해지면서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성장세가 더욱 빨라지겠으나 수도권 근접이 가속화됨에 따라 교육, 쇼핑, 문화 등에 대한 지역수요가 수도권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경춘복선전철 개통 등에 따른 수도권 접근 가속이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보완해야 한다. 첫째, 수도권시장을 적극 활용하여 상생하는 전략을 강구하는 것이 긴요하다. 경쟁력, 잠재성 있는 제품의 생산기업을 육성하여 현행 수도권으로부터의 순이입구조(이입>이출)를 수도권에 대한 순이출구조(이입<이출)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숙박 관광수요가 1일관광으로 전환되는 등 관광패턴에 큰 변화가 예상되므로 관광유형별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1일관광 수요층에 대하여는 먹거리에 더하여 청정자연과 고급문화가 공존하는 이미지로의 탈바꿈이 시급하고 관련 시설투자·유치와 단지조성도 긴요하다. 또한 장기체류 관광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춘천·홍천 내의 골프장, 스키장, 워터파크, 스포츠타운 등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해아 한다. 셋째, 춘천~속초 간 고속철도 등 교통인프라의 추가 확충과 함께 수도권 접근개선에 따른 빨대효과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경주하여 교육·문화·의료 등 서비스업의 질을 높이고 쇼핑환경 개선 등 상권을 재정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외지인의 대거 유입과 무질서 등에 따른 사회문제화에도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 춘천시와 강원 북부지역을 청정 전원지역으로 유지하려는 지역민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면서 개발을 추진하고 천안·아산 등 이미 전철이 개통된 지역과 여타 국내외 사례를 연구하여 필요한 조치를 조기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러한 제안들이 조기에 현실화 되어 봄의 도시인 춘천과 그 주변이 청정이미지의 질서를 잘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더욱 활기가 넘치는 강원도의 선도지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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