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순호

횡성여고
“순호야, 너 미국가지 않을래?” 갑작스러운 국어선생님의 질문에 가슴이 들떴다. 곧 미국여행 가는게 확정됐다는 담임선생님 말씀에 내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여행 경험이 없는 나로선 “진짜로 미국에 가는 건가”하는 의심이 자꾸 들었다. 인천공항에서 수많은 사람들, 함께 가는 언니오빠들과 인솔자 선생님을 만나니 드디어 미국에 간다는 실감이 났다.

사실 나는 학교현장학습을 제외하곤 대한민국 강원도를 벗어나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미국 가기 3일 전쯤 서울에 갈일이 있어 그때 서울 지하철도 처음 타보았다. 모든 게 신기했고 서울이 제일 큰 줄 알았다. 그런 찰나에 미국을 가게 된 것이다.

LA비행장에서 내리자마자 본 모습들은 전부 신세계와 같았다. 땅도 넓고 서울보다 훨씬 큰 것 같았다.

나무들도 모두 하늘을 찌를 듯했고 지역마다 건물모양이 달랐다. 높은 빌딩들이 수없이 많았다. ‘정말 내가 우물 안 개구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국심사 때 영어로 물어보는 질문에 당황했다. 10년 가까이 영어공부를 해왔으면서 간단한 질문에 대답을 잘 못하는 내가 한심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아침에 떠났지만 미국에 도착하니 시차 때문에 역시 아침이었다. ‘강원도 학생 문화체험단’이란 플래카드를 붙인 정 회장님 차를 타고 세계 최고 천문대, 할리우드, UCLA, 산타모니카 해변 등지로 갔다. TV나 인터넷 매체로만 보던 곳을 두 눈으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거리엔 모두 외국인들만 눈에 띈다. 코리아타운엔 한국어 간판이 많고 보는 것마다 놀라웠다. LA주변구경을 하고 회장님 댁에 가서 2시간정도 잠을 자고, 저녁식사를 위해 ‘신 북경’이라는 중국음식점으로 갔다. 식당에서 우리를 초청해주신 고향 분들과 만나 인사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다음날부터는 관광사 일정에 따라 움직였다.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 캘리코, 샌프란시스코, 솔뱅을 대표적으로 다녀왔다.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는 빛나고 화려한 고층 호텔건물들이 다양한 엄청난 유흥지였다. 호텔 내에서의 각종 공연들도 그 규모자체가 어마어마했다.

미 애리조나주 북부에 위치한 그랜드캐니언은 세계 대협곡 중 하나다. 내 생애 그렇게 웅장하고 거대한 곳은 처음이다. 믿기지가 않을 정도였다. 자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달았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랜드캐니언 다음으로 가장 인상적인 도시였다. 막상 보니 풍경이 멋지고 주택가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유람선을 탔는데 바닷가라 특유의 비린내가 날 줄 알았는데 전혀 냄새가 없어 좋았다. 솔뱅은 미국에 있는 덴마크 마을로 그들도 차이나타운처럼 모여 산다는 걸 알았다.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과 미국인 사고방식엔 차이가 많이 있다는 점을 느꼈다.

미국거리를 보면 한국보다 개성이 넘치고 더 자유로운 듯했다.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거의 다 친절했으며 인사를 하면 모두들 웃으며 답해줬다. 한국에선 낯선 사람에게 그렇게까지 대하지 않는데.

미국을 보면서 한국이 얼마나 작은 나라인가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여행이 미국 코끼리 엉덩이밖에 본 게 아니라니. 훗날 기회가 되면 미 동부지역 등 다른 세계도 가보고 싶다. 너무 재미있었던 이번 여행의 좋은 경험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운 각오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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