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주년 3·1절이었던 지난 3월1일 강릉시 포남2동 일송아파트 206동은 120세대가 앞다퉈 국기를 게양, 아파트 외벽이 바람에 날리는 태극기로 물결을 이뤘다.

국경일 태극기 게양이 날로 줄어드는 세태속에서 일송아파트 206동이 이같이 태극기로 아파트 외벽을 단장, 3·1정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데는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국가보훈대상자의 태극기 사랑이 기폭제가 됐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한 주인공은 金相鎭씨(75).

6·25전쟁때 경기 연천지구 전투에서 포탄 파편이 얼굴에 박히는 중상을 입은 국가보훈대상자인 金씨는 국경일에도 태극기 구경이 쉽지않은 세태를 안타깝게 여겨 이번 3·1절을 앞두고는 자비로 태극기를 구입해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같은 동 주민인 金振燮씨(57)의 도움을 받아 국기가 없는 가정을 일일이 파악해 15만원을 들여 구입한 30개의 태극기가 3·1절을 앞두고 모두 동이 나고, 소문을 들은 주민들의 동참의지로 이어져 이번 3·1절 국기달기는 대성공을 거뒀다.

金씨는 “태극기는 나라가 어려울때나 기쁠때나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는 구심체 역할을 한 나라사랑의 상징물”이라며 “다가 오는 현충일에는 일송아파트는 물론 강릉시내 전체가 태극기 물결에 파묻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江陵/崔東烈 dycho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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