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목멘자들의 즐거운 비명이 사라지니

바다의 천사, 갈매기마저도

발 길 돌린 지 이미 오래되어

언제부터인가 설악의 관문 속초항구는

속초 여객선 터미널이 주차장 되어

차량의 물결로 몸살 앓으며 울고 있다



울릉도 여객선 뱃길도 끊기고

러시아 자루비노, 중국 훈춘을 잇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 뱃길도 끊겨

보부상들의 콧노래도 사라지고

여객 터미널 출입문은 감방 자물통처럼

굳게 입 다물고 묵비권으로 일관하며

기약 없는 문 열릴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객선 뱃고동 울릴 때면

가까운 바다에서는 흰 갈매기 떼가

마스콧 위에서 출입항을 환영하고

먼 바다에서는 돌고래 떼가

평행선을 그으며 뱃길을 안내하며

바다내음과 낭만이 짙게 서려 있었는데

지금 그 풍광 낭만 모두 어디로 갔기에

허허로움속 매몰찬 바람만 일고 있느냐



최인철·시인/한국경우문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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