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균

북부지방산림청장
유난스럽게 추웠던 겨울을 장하게 견딘 나무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진, 쓰나미 등 예측불허의 기상이변이 빈번한 지구환경 속에서 조용하지만 힘찬 나무의 생명력에 위안을 받게 된다. 고은 시인은 지구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그 마지막 인내력을 상실한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다음 생각해 낸 이름이 바로 ‘환경의 세기’라고 했다. 바야흐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 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orests)이자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당사국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등 지구환경 문제에 있어서 산림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기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환경과 미래를 위한 희망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로 나무심기다. 우리의 나무심기 운동은 해방직후인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의 수탈로 망가진 국토를 피복하자는 뜻에서 4월5일을 식목일로 제정하고 대대적인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했다. 1967년 산림청이 발족하고 치산녹화사업을 추진한 이후, 그동안 온 국민과 함께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세계가 인정하는 국토녹화 성공국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녹화성공 신화에 대해 유엔산림포럼 대표인 맥 알파인은 ‘전쟁과 가난의 굶주림 속에서도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국토녹화에 성공했다는 신화는 믿기지 않는 진실’이라고 전했다. 이제는 이러한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가치있는 산림자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08년 기준 산림의 공익기능 평가 결과를 보면 그 가치가 무려 73조원에 달한다.

기존의 나무심기가 한 그루라도 더 심어 헐벗은 산을 우선 녹화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나무 한 그루를 심어도 미래의 경제적인 가치를 따져 보아야 한다.

산림청에서는 올해 본격적인 나무심기 기간을 맞아서 2월22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국적으로 서울 남산면적의 67배에 달하는 2만㏊의 공간에 ‘4대강 희망의 숲’ 조성행사 등을 통해 38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2월말부터 시작한 나무심기는 녹색희망을 심으며 계속 북상중이다. 그리고 식목일(4월5일)을 전후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나무 심기는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녹색성장, 목재자원과 산림바이오매스 공급기반 확대 및 쾌적한 녹지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산림지역, 도시생활권, 4대강 수변공간에서 각각 진행된다.

국민들이 직접 희망을 담아 자발적으로 참여해 조성된 수변생태공간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취지이다.

자연도 알아야만 사랑하게 되고 그래야 보전할 수 있다.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예외없이 풍부한 물과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한다. 숲이 없었으면 인류의 삶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숲은 생명이다.

사람은 숲을 키우고, 숲은 사람을 키우듯이 ‘환경의 세기’에서는 지구를 공유하고 살아가야 할 모든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유일한 재생 가능한 자원인 나무를 정성을 다해 심고 가꾸어서 후손에게 온전하고 건강하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

나무 한 그루가 희망이 되어 흐를 수 있도록 올 봄에는 나의 이름, 가족의 이름으로 나무심기에 우리 모두 동참하여 맑은 물의 근원인 한 그루의 나무를 통해 자연을 알아가며 보다 사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