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이제 희망찬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현재 중·고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는 ‘교과교실제’가 2014년까지 전국의 대부분의 학교로 확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9일 사교육비 경감의 효과를 높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창의적인 수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과교실제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교과교실제’란 말 그대로 교과별 교실을 정해 놓고 학생들이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 2009년 도입되어 현재 5,383개의 중·고교의 15%인 806개의 학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확대 방안에 따르면, 2012년까지 일반계 고등학교에 ‘교과교실제’를 전면 도입하고 2014년까지는 모든 중·고교로 확대된다. 농·어촌, 중소도시 6학급 이하 소규모학교를 제외한 전체 학교의 90%에 ‘교과교실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그 배경을 보면, 무엇보다도 사교육이 많이 줄었다는 점과 여론조사에서 특히 영어, 수학과목의 경우에 사교육비를 많이 절감한 요인으로, 수준별 이동수업과 교과교실 운영을 꼽고 있다. ‘교과교실제’는 교사가 학급을 찾아다니며 수업하는 것과는 달리 교과별 전용 교실을 갖춰 놓고 학생들이 시간표에 의해 이동 수업을 받는 것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 된 제도이다. 미국과 유럽 대부분, 일본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학생은 개인 사물함에 짐을 놓아두고 시간표에 따라 이동하며 수업을 받는다. 교과별 특성에 맞게 인터넷 등을 통해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실용 기자재를 비치하여 자유롭고 다양한 수업 형태로 직접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과 교사가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 창의성을 확보하고, 흥미도도 배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는 수업방식이다. 따라서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되고 2009년 개정된 교육과정의 취지에도 부합된다고 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에 ‘교과교실제’를 도입하면서 30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650여 개의 학교에 처음 시범 운영한 바 있다.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교과별 특성에 맞는 교육 환경을 갖춤으로써 내실 있는 수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수준별·맞춤형 수업이 극대화되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가 제고되며, 교사들도 수업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선함으로써 수업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교과교실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해결하여야 할 과제들이 많다.

우선 교원 정원을 확보할 수 있는 인사제도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또 2009년 기준으로 전체 중·고교의 16.3%인 856개교에 3340개의 유휴 교실이 남아 있어 교과교실제를 전면 확대할 여건이 조성돼 있다고는 하지만, 일부 유휴교실이 없는 학교의 예산 확보도 선결되어야 한다.

처음 도입하는 학교에는 각 교과의 수업 모델을 개발해 제공하여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교과교실제’의 시행을 위해서는 여건에 따라 ‘선진형’과 ‘교과중점형’ 중 선택하게 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선진형’은 5개 과목 이상 교과에 적용 되는 것이고, ‘교과중점형’은 최소 2개 이상의 교과만 적용하는 유형이다. 이는 ‘교과중점형’부터 점진적으로 운영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실의 시설 확충과 학교의 증·개축 및 기자재 등의 지원이 필수이다.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점진적으로 최소화함으로써 이 제도가 성공한 학교 교육제도로 정착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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