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로 정치부장
원했거나 원치 않았거나, 4·27 도지사 보궐선거 구도가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던 그대로 짜여졌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다.

지역일꾼과 토박이론을 외쳤던 다른 후보들의 목소리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 ‘22일’은 두 사람의 이야기와 다툼으로 채워진다.

두 사람은 다르지 않다. 차별성이 없다. 같은 고등학교와 회사(MBC)에 다니다 최고 경영자의 위치에 오른 두 사람. 사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선후가 바뀌었을 뿐 그 또한 다르지 않다. 그리고 정치행보를 시작했으며, 이번 4.27 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여야 후보로 만났다. 많은 유권자들은 이번 도지사 보선이 ‘방송사 회장’을 뽑는 선거로 치닫지 않을까 염려한다.

도 살림과는 큰 관계가 없는 방송사 사장으로서의 공과를 놓고 다투거나, 정치적 공방에 편승하려 드는 것은 아닌지. 모든 게 걱정스럽다.

이번 선거는 광역 지방선거다. 강원도의 살림을 어떻게 꾸려갈지, 미래는 무엇으로 먹고살지를 고민하는 선거다. 그래서 엄기영·최문순 두 후보에게 감히 주문하고 싶다. 강원도를 말하고 또 말하라고. 경선 과정에서 두 사람은 강원도가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강원도를 지키겠다고 호언했다. 왜 위기이고,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그들은 말해야 한다.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화두는 ‘강원도 발전’에 모아져야 한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무엇으로 강원도를 지킬 것인지 말해야 한다. 두 사람은 강원도에 주민세를 내지 않던 사람들이다. 주민세를 내지 않은 사람이 리더가 되려 한다. 도민들을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가? 길은 한가지밖에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민세를 내게 해야 한다. 사람을 늘리고, 곳간을 채워야 한다. 더 많은 세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게 도민들을 이해시키는 길이다. 이번 선거에서 두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 강원도를 살찌울 방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22일. 그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묻는다. 자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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