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규

영월군수
지난 3월 30일 2010학년도 수능시험 결과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 발표가 있었다. 전국 일간지뿐만 아니라 강원도민일보에도 영월군의 수능 성적이 향상되었다는 기사를 일제히 지면에 실었다. 심지어는 영월군의 기적, 공교육의 기적이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했다.

신문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수요자인 학생, 그리고 학교장과 교사들과 같이 전국 교육 1번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 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이다.

사실 영월군은 교육과 관련해서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다. 폐광 이후 경제는 위축되고 인구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인근 대도시로 전학을 갔다. 이로 인해 인근 대도시와의 교육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영월군이 성공한 것은 문제 해결 방법의 개선에 있다. 종전에는 지역의 우수인재가 타 시도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소극적 접근 방법에서 타시도의 우수한 인재를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적극적 교육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때 군민과 같이 생각한 것이 교육을 통한 지역발전이다. 교육이 발전하지 않으면 지역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사업을 추진했고, 이를 위해 학교, 즉 공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창조적 교육환경을 조성했다.

영월군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 교육지원정책은 철저히 자율적인 학교운영을 지원하고 책무성을 신장시키는 데 뒀으며, 학교는 학교중심의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과 사교육 대체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군에서는 필요한 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이 밖에도 서울지역 대학생의 농촌 학교 봉사활동을 적극 유치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웠으며, 방과 후 늦게 귀가하는 원거리 학생들의 택시비를 지원했고, 대학교 탐방, 연극공연 등 문화 및 정서활동도 적극 지원했다.

이제 영월군은 전국적 교육 모범도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교육문제로 타 시도로 빠져나가던 상황이 이제는 다른 지역의 학생들이 찾아오는 교육 도시로 변하고 있다. 교육 때문에 타 시도로 전출하는 사례는 이제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지난해만 하더라도 93명의 학생이 영월지역 학교로 전학을 왔다. 지금도 전학오겠다는 학부모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 정상화와 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가져온 결과다. 이 모든 것은 군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교육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준 교사분들의 역할이 크다. 지난 수능 결과 발표 이래 많은 언론에서 인터뷰 취재 요청이 있었다. 나는 대부분 사양을 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영월군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균형 잡힌 인성과 창의적인 역량을 키워 글로벌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詩) 중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작품이 있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라는 내용이다.

영월군은 지난해 수능을 통해 전국에서 주목받는 교육 도시가 됐다. 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영월의 교육 강점을 살리고 교사들에 대한 사기를 높여 그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영월은 희망이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남다른 군민이 있고 학교 현장에는 훌륭한 교사와 창의적 역량을 지닌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 모두가 영월의 희망이며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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