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균

북부지방산림청장
황사는 주로 3월과 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는 5월 들어 황사가 더 심해지고 있다. 5월에 황사특보가 발령된 건 3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3일은 60시간이나 지속되었다. 이달 중순과 하순에도 짙은 황사가 예측되고 있다.

모래바람 황사(黃紗)는 마그네슘·규소·알루미늄·철·칼륨·칼슘 같은 산화물이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심할 경우 정밀기계의 장애도 일으키고, 농작물의 기공을 막아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특히 오염된 중금속에 세균과 곰팡이까지 함께 실어오고 있어 심각한 환경문제도 야기한다.

중국이나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에서 발생한 황사는 해마다 봄철이면 강한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한번 발생하면 보통 8만t의 흙먼지를 쏟아내고 그 양은 15t트럭으로 5000여대분이나 된다.

황사가 늘어나는 것은 황사발원지의 사막화 때문이다. ‘사막화’는 오랜 가뭄과 무분별한 인간 활동에 의해 토지가 생명력을 잃고 회복 불능상태에 이르는 현상이다. 인위적인 벌목과 과도한 방목으로 숲이 사라지면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2000년대 들어 서울면적의 5배에 달하는 면적이 매년 사막화되고 있다.

코피아난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구환경의 파괴를 알리는 가장 강도 높은 경고를 사막화라고 말했다. 사막화는 이제 아프리카나 일부 아시아지역 등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엔이 1994년 사막화방지협약(UNCCD)을 채택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1999년에 이 협약에 가입했다. 2년마다 개최되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가 올해 10월,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첫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아시아지역은 사막화 면적 및 피해 인구수에서 가장 심각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막화방지협약 총회가 아직 개최된 사례가 없었다.

소리 없이 다가온 또 하나의 재앙, 사막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 사막화의 해결책은 ‘숲’에 있다.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해 황사의 이동을 막고 더 이상의 사막화를 막아야 한다. 모래폭풍과 사막화의 재앙을 막아주는 방패는 곧 나무고 울창한 숲이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산림선진국으로서 개발도상국의 사막화 방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사막화 지역인 몽골에 대규모 숲을 조성하는 한·몽 그린벨트 프로젝트, 우리나라 황사의 주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녹색 숲의 기적을 일군 쿠부치 사막 산림생태복원사업 등을 진행하였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 총회도 그동안 중국·몽골 정부와 협동해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해 얻은 성과다.

사막화의 당사국인 중국은 농경지 및 초지를 다시 숲으로 만들기 위해 퇴경환림(退耕還林), 퇴초환림(退草還林)운동을 벌이고 있다. 황진만장이라 불리는 모래폭풍을 막기 위해 방풍림 조림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숲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산림청에서는 매년 봄철 나무심기기간 동안, 서울 남산 면적의 67배에 달하는 2만㏊의 공간에 38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숲은 직접적인 황사피해를 막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지속적이고 계획적인 나무심기가 우리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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