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진섭

삼척우체국장
선물은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참 그럴듯한 매개체 중의 하나이다. 편지, 전화, 메일 정도의 표현보다 정성이 담긴 손에 잡히는 내용품이 있다는 것에서 더욱 그렇다.

5월은 싱그러운 신록의 달이기도 하지만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에 부부의 날까지 자리하고 있어 이름하여 명실상부한 가정의 달이다. 물론 일년 열두달이 가정의 달이어야 마땅하나 이때다 싶게 마음을 담은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준다.

늦은 봄비가 내리던 며칠 전 지역에 주둔하는 사단급 군부대를 찾았다. 엄격하지만 부드러운 보안점검을 거친 후 영내에 들어서니 질서있는 조경수목들의 배열과 기간병들의 절도있는 인사는 엄격한 규율을 짐작케 했지만, 부대장의 접견은 의외로 따뜻했다. 부대장에게 가정의 달을 맞아 병사들이 고향의 부모님께 해발 700고지 군 주둔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정 봄나물(곰취)을 효도선물로 보내드리자고 했다. 우편요금 포함 1만원이니 부담이랄 것도 없다.

부모들은 기특한 효심과 함께 국방의무에 전념하는 믿음직한 자식의 모습도 함께 보실거라고 부연했다.

부대장은 병사와 고향 부모님간의 정서적 안정감도 고양시키고 군과 농민의 유대강화,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적극 호응해주었다.고향땅 부모들은 국방의무 수행중인 아들에게서 봄철 특산품을 효도선물로 받아 이웃들까지 불러 곰취쌈을 한입씩 즐긴다면 그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신세대 장병들에게 충효불이(忠孝不二)도 새겨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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