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금년 5월 15일은 제30회째를 맞는 ‘스승의 날’이다. 한국교총에서는 ‘스승에게 존경을, 제자에게는 사랑을!’이라는 주제를 선정하고 교육공동체가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여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다. 시기적으로 적절한 주제이다. 언제부터인가 ‘촌지’ 문제로 스승의 날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많은 학교가 아예 휴업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올해에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선생님은 학생으로부터도, 학부모로부터도, 사회로부터도 신뢰 받지 못하고 존경 받지 못하는 모습이 되어 버렸다.

요즘에 신처럼 존경받는 스승 상은 어떠한가? 서울대학교를 가장 많이 합격시키는 선생님, 족집게 과외를 하는 선생님이 더 존경받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정말로 안타깝다. 대학 입시와 관련 없는 도덕·윤리를 강조하는 선생님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외면하는 실정이다. 예로부터 선생님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을 정도로 존경과 권위의 상징이었으며,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삶의 지침이 되기도 했다. 오늘날에 와서는 선생님을 스승으로 존경하기는커녕 선생님에게 대드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보는 교실에서 선생님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학부모, 학생을 체벌하였다는 이유로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는 모습은, 모두의 얼굴을 붉히게 한다. 그 선생님은 어떻게 학생들 앞에 설 것이며,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 답답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언론 보도를 심심찮게 접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것은 선생님도 없고 제자도 없는 교육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가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경하지 않는다면 교육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은 권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선생님은 권위를 먹고 사는 직업이기에 선생님은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학생을 가르칠 때 학생이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문제가 없는가? 일부 선생님들의 그릇된 제자 사랑도 문제가 된다. 그것은 수능시험의 부정, 내신 성적 부풀리기, 답안지 대리 작성, 불법 과외 등은 그릇된 제자 사랑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경제적으로 지나친 욕심이 일부 선생님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도 모른다.

교육의 신뢰 회복과 존경 받는 스승 상을 위해서는 선생님들도 자숙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스스로 반성하고 자정하는 물결이 교육 현장과 사회 전반에 넓게 확산될 때,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으며, 선생님들이 제자들로부터, 학부모들로부터, 사회로부터 진정한 겨레의 스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관계에서 상호간 신뢰가 형성될 때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생은 선생님을 믿고 따를 때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스승의 날은 사제 간의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스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게 하는 날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금년 제30회 ‘스승의 날’을 맞아 정부는 무엇보다 공교육 살리기와 교원 존중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하며, 사회와 학부모들도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현장의 목소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면밀히 들어보고 스승 존경 풍토 조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를 부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교육을 우리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선생님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으로 교육을 바로 세우자!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