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태선

춘천보훈지청장
현충일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해준 고마운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날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의 국가로 서기까지 대한민국을 위해 한없는 사랑과 희생을 베푸신 분들이 누구일까? 자식의 목숨이 위태로울 때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을 마다않고 뛰어드는 부모처럼,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 우리 역사에는 너무도 많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으로 식민지로 전락되었던 시기에 어떻게 광복을 맞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자.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일본인의 지배에 순응한 친일세력만이 존재했다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은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의 선조들 중에는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목숨보다 더 아끼신 애국지사분들이 더 많았다. 이 분들은 일제의 무자비한 강압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독립의 길을 닦았다. 일제의 탄압에 국내에서 활동이 어려워지자 중국과 러시아 등지를 떠돌면서도 오직 독립을 위해 임시정부를 조직하고, 독립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내각을 구성했다. 또 우리의 힘으로 일본을 이겨내기 위해 젊은 인재들을 양성해 광복군이라는 군대를 조직했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은 불굴의 독립의지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친 의거를 펼치기도 했다. 그래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을 수 있었다. 애국지사들이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어 대한민국의 독립을 얻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또 하나의 큰 위기는 6·25전쟁이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에 우리 국토는 곳곳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피난길에 오른 국민도 있었지만, 한반도를 공산화 하려는 북한의 공격에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스스로 전장에 뛰어든 호국 용사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북한의 공격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병역의 의무도 지워지지 않았던 어린 학도병들이 나라를 지키겠다는 애국심 하나 만으로 포화 속에 뛰어들었고, 영하의 추위에 동상으로 다리가 얼어붙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적을 겨냥한 방아쇠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라는 기간을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호국의 용사들께서 대한민국을 지키셨기에 휴전을 맞을 수 있었다.

이렇듯 독립운동을 전개한 애국지사 분들과 북한의 공격에서 나라를 지킨 호국 용사 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세계 중심에 서기는 커녕, 대한민국이라는 국적조차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분들은 돌아가신 뒤에도 나라를 지켜주신다는 뜻에서 호국 영령이라 높여 부른다.

이 분들의 애국심과 희생을 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근본을 잊는 것과 같다. 때문에 국가에서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충절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현충일은 단순한 공휴일이 아니라 호국영령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매우 경건한 날인 것이다.

강원도 내에서도 매년 현충일 오전 10시에 각 시·군 충열탑 등에서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된다. 이번 현충일에는 아이와 함께 현충일 행사에 참여해 호국 영령들께 국화꽃 한 송이를 헌화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어떨까? 굳이 현충일 추념식 참석이 어렵다면 10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는 꼭 귀를 기울여 모든 하던 일을 멈추고 1분간 잠시나마 호국영령을 추모하시길 부탁드린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