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내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주5일수업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된다. 지난 6월 14일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학년도부터 전국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주5일수업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지역별, 학교별 시행 여건이 다른 점을 감안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따라서 금년 2학기부터 시·도교육청별로 여건이 갖춰진 10%정도의 초·중학교에서 주5일수업제를 시범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주5일수업제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2005년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월1회, 2006년부터 지금까지 월2회 시행되어 왔다. 월2회 주5일수업제를 실시하면서 205일 운영되던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으로 조정된다. 하지만 초·중학교의 연간 시업시수는 OECD국가들의 평균 수업시수보다 적다는 점을 감안하여 기존의 수업시수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다. 주5일수업제란, 학교 교육과정 운영기간을 주6일에서 주5일로 줄임으로써 가정과 사회에서의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를 확대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교육제도라고 할 수 있다. 수업을 주6일에서 주5일로 줄인다는 의미는 학교 가는 날을 하루 줄인다는 것 보다는 학생들의 학습형태의 변화로 이해해야 한다. 주5일수업제는 학생의 창의성, 문제해결력, 감성,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며, 자기주도적 학습 및 평생교육을 강조하는 사회, 바로 21세기의 우리 교육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기초능력을 토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갖춘 사람,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협동성을 갖춘 사람, 인간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는 능력과 품성을 지닌 사람, 지역사회 및 환경에 대한 이해와 애향심을 겸비한 사람을 길러주는 교육, 바로 주5일수업제가 추구하는 교육이다.

이상의 주5일수업제의 장점과는 달리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주5일수업제에 대한 논의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주5일 근무와 관계가 없는 30%정도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문제다. 저소득층 자녀나 한 부모 가정의 자녀, 맞벌이 부부의 자녀 등은 주5일수업제가 시행되면 보육 또는 교육의 사각지대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주5일수업제에 대하여 ‘토요일 자녀교육의 부담을 가정에 떠넘기는 문제가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매우 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토요일에 교과 심화 보충학습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요 방과후 학교 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교육으로 몰리는 수요를 잡겠다고 하였는데 성공여부는 의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벌써부터 학원업계는 이번 기회를 매출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으며, 나아가 주말반을 운영하여 학생들을 끌어들이겠다고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그 예상이 맞는다면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은 뻔하다. 정부는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 ‘토요 돌봄교실’의 내실 있는 운영과 특히 도시의 저소득층 돌봄 대상 자녀 및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돌봄 서비스를 위한 특별 대책을 마련하고, 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토요일 방과후 학교 교과 프로그램도 활성화하여야 한다. 문제는 경제적 부담이다. 토요일에 운영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수익자 부담 원칙이기 때문에 학부모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주5일수업제의 성공 여부는 제기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2012년부터 시행되는 주5일수업제의 정착을 소망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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