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창의

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제2영동고속도로 착공이 또 다시 연기됐다. 기약이 없는 상태인가? 언제 다시 착공 될까?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정치인들은 늘 강원도를 아낀다며 입 맞추어 연내착공, 상반기 착공, 조기개통 부르짖었는데… 그들 말을 믿었던 사람들은 또 낭패다.

사실, 연내 착공 거짓말은 2008년 때부터 했다.

도의 지도자들이 계속해서 교통에는 그다지 조예가 깊지 못한 분들이었다. 제2영동고속도로, 원주-강릉 철도, 동서고속철도, 덕소-원주 복선철도, 동해고속도로, 동서 고속도로 등 당초 약속한 기한 내에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다른 광역지자체에 비해 교통이 이렇게 낙후되다가는 강원도는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어쩌면 부도가 날지도 모른다. 강원도는 교통을 최우선과제로 해야 살아난다고 본다. 도의 책임을 맡았다며, 이제부터라도 교통을 제대로 공부했으면 한다.

제2영동고속도가 이번에 착공이 연기된 배경이 뭔가? 건설사와 금융기관과의 금융약정이 체결되지 않아 착공이 연기된 것 아닌가. 한마디로 건설사는 자기 돈으론 하기 싫고 은행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돈 빌려 주기 꺼려한다는 얘기다.

일단은 국토해양부는 유예 기간 내에 착공을 하지 못한 소명을 사업시행자 측으로부터 듣고 취소 내지는 연장을 허락할 지 여부를 판정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동계올림픽 유치의 변수도 고려해서 정부가 판단하리라 본다.

사실 그 동안 건설주체들은 금융권의 출자 포기에 이어 투자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오다가 이번엔 산업은행도 사업성 여부를 재조사 하겠다 하며 금융권이 망설이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두 가지 원칙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하나는 초기의 민자 도로들과는 달리 정부가 운영수입보장을 해주지 않는다는 점과 두 번째로 2004년 6월 불변가격으로 통행료 3300원이 확정되었다는 점이 제약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시공사가 30년간 운영을 해서 수익을 최대화시키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이미 계약 단계에서 원천 봉쇄되고 상실된 마당에 다만, 교통량을 최대화 하여 수익을 올리는 방법만이 남아 있는데, 이것은 미래의 상황이라 아무도 모르고 미지수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포기 않고 계속 매달리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글쎄, 우리나라 건설사에게 경영 마인드를 기대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본다. 그들은 오직 계약을 따내고 공사를 싼 값에 완공해서 공사비를 챙기고 얼른 떠나는 게 그들의 생리 아닌가. 고속도로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수익을 창출하겠다. 이런 생각으로 제2영동고속도로를 그들이 수주했다고 보면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금융권이 안 된다고 본 것을 건설사들이 하겠다고 하는 것은 딴 꿍꿍이속이 있을 것이다. 강원도를 압박하여 전제조건 두 가지를 허무는 것 내지는 제2영동고속도로를 골프 고속도로로 전환하여 제2영동고속도로 부근에 줄지어 부지기수의 골프장 건설권 특혜를 따내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원도의 4대 핵심 선도프로젝트의 하나인 제2영동고속도로는 예정대로라면 벌써 2013년에 서울∼원주 간 이동시간을 1시간22분에서 54분으로 단축시켰어야 마땅하다. 경상도나 전라도를 비춰 보면, 벌써 완공이 됐어야 하고 국가 예산으로 진작 개통이 되었어야한다. 개념 없이 또 적자 보전해 주고 통행료 그들 마음대로 올리게 내버려 두면, 서울~춘천 고속도로처럼 높은 통행료내고 다녀야 한다. 도민들이 눈 부릅뜨고 시비가 불거지지 않도록 도청과 도지사를 감시해야 한다. 그리고 의식전환을 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루어질 경우, 민자 얘기 집어치우고 국비를 요구하기 바란다. 5년 전부터 국책사업 주장했을 때, 민자가 빠르다며 반대한 분들 정신 차렸으면 한다. 역사는 계속 반복한다. 비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개선 없이 메아리만 되어서는 발전이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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