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춘천시립노인복지회관에는 자신을 태워 밝은 빛을 내는 촛불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오. 올곧은 심성과 따뜻한 정선으로 외로운 노인들, 어려운 이웃들을 친부모 모시듯이 정성을 다해 보살피고, 길게 자란 머리카락을 매만져 주는 가위손 이원옥! 그는 머리만 자르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근심과 걱정, 외로움과 소외감도 잘라 날려보내드리지요.

그의 어깨에는 늘 통기타가 걸쳐 있어요. 춘천시립노인복지회관 탁구장에도 지하 물리치료실에도 복지회관에 오지 못하는 외로운 독거노인 곁에도…. 작은 공터의 벤치에서 기타를 치면 지나는 길손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손가락이 튕겨내는 음률에 귀 기울이지요. 그의 입술은 항상 미소를 띠고 있어요. 그의 주위에는 늘 많은 친구들이 있어요. 그의 눈은 사슴의 눈을 닮았어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진하고 깊은 그리움을 담고 있어 그런가봐요.

원컨대 그의 건강이 더 좋아져서 외로움과 실의에 빠져있는 독거 노인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봉사활동을 더욱 왕성하게 펼쳐나갈 수 있게 해 주소서. 그가 좋아하는 운동, 탁구뿐만 아니라 기타로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게 하소서.

‘햇살을 사람손으로 일일이 배달한다면/ 빗방울 하나하나를 골고루 뿌려주려면/이 세상 모든 사람이 바쁘겠다. 그렇지?!’ -임태준의 ‘그렇지’ 중에서-

그의 햇살같은 따뜻한 마음이, 밝은 미소와 기타줄이 튕겨내는 감미로운 멜로디가 외로운 노인들에게 골고루 전해진다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행복하겠다. 그렇지? 옥을 다듬어서 목걸이를 만들어 그의 목에다 걸어주고 싶소. 어렵고 외로운 노인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덥수룩 길게 자란 머리를 잘라주고 단정하게 매만져주는, 이원옥 당신 자신도 환갑이 넘어도 한참 넘은 노인이지만 항상 밝은 얼굴, 정정한 걸음걸이… 젊은이보다 더 건강하다오.

그는 사슴의 눈을 가지고 있어요.맑고 천진한 눈망울, 그러나 왠지 슬픔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움이 진하게 배어 있어요. 차마 잊지못할 그리움이었나 봐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깊은 호수에 가라앉은 어떤 아픔이 있나봐요. 복은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지요. 스스로 짓는 거래요.

이원옥 씨! 당신은 참 기분좋은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춘천시립노인복지회관, 노인복지관 친구들이 있잖아요. 이원옥 어르신 파이팅!

임태준·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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