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규

강원대 교수
지난 2~ 3년부터 우리나라로 공장을 이전하는 일본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본의 기업 여건 악화와 우리나라 경제 환경의 변화가 일본기업들의 한국 이전을 촉진하는 주 요인이다.

최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공장이전을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전력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들은 일본정부의 전력억제 노력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일본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전기나 가스보일러로 24시간 가동돼야 하는데 현재의 일본 전력 사정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수준이다.

일본의 소재기업들은 삼성,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강화되고 사세가 확장되면서 일본의 부품·소재기업들이 하청권을 획득하기 위해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또한 엔화 강세와 한국과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이 이루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한국진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엔화 강세는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고,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쉽지 않고 경제성장률이 하향 곡선에 있음에도 엔고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엔고가 예상 외로 높아질 경우 일본기업들의 해외 탈출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일본경제는 세제, 노동, 환경, FTA 등에서 주요 경쟁국에 비해 약화된 상황에서 지속적인 엔고 현상과 전력부족 문제는 일본기업들에게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본정부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여 기업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별다른 묘안이 없는 실정이다. 비교적 자연재해 가능성이 낮은 일본 서부지역에서는 동부지역에 있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국정부도 매우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강원도 입장에서는 일본기업 유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타 시도와 경쟁하여 강원도에 유치할 수 있는 전략수립이 시급하다.

강원도는 일본 내 지자체, 국내 지자체 등과 경쟁하여 일본기업 유치에 성공하려면 주도면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내적으로 강원도가 일본기업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지리적·경제적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강원도 선도산업과의 연계성도 고려하여 일본기업들에게 매력이 있는 지역으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일본기업체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진출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건들을 확인하여, 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다른 시·도에서는 어떤 업종과 기업을 대상으로 섭외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경쟁우위의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원도는 기업유치를 위해 일본기업을 무차별적으로 접촉하는 방법보다는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기업유치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유치의 수장은 도의 해당 부서장이 맡는 것보다는 도지사가 앞장서서 유망 기업의 CEO를 만나 설득하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만 한다. 기업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무조건 퍼주기식으로 하는 물량적 방법보다는 강원도에 입주하였을 때 수익성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력 공급 및 교육프로그램 지원, 인프라 및 최적의 물류시스템 구축, 산학관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하여 뜨내기 기업을 유치할 것이 아니라 강원도에 정착하여 강원도기업으로 인식하는 기업체의 입주가 중요하다. 성공적·효율적인 기업유치를 위한 산학관의 연대협력이 성공의 길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