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직업도 그 직업 고유의 룰이 있다. 예를 들면 은행원은 돈계산이 틀리면 안 되고, 변호사는 술집에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해서는 안 되고.’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중에 나오는 귀절이다. 그럼 교육자들에게 전제되는 고유의 룰은 무엇일까? 의사들은 자신의 직업을 시작할 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면서 스스로 다짐하지만 교직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같이 통일된 서약은 없다. 그러나 남을 변화시켜야하는 교직종사자들이 명심해야 할 암묵적 합의가 있다면 바로 ‘교사는 도덕적으로 결점이 적어야한다’ 그것일 것이다. 교직은 올바른 가치를 지향하는 일이기에 교사의 인격적 감화와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가르침도 학생들에게 어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OECD 연구에서 ‘교육현장에서 교사의 질을 결정하는 다섯가지 사항’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 중 두번째 항목이 교사의 ‘도덕적인 모범’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의 동일시 대상으로서 역할을 위해 모범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본을 보여야하기에 도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니치지 않다는 말이다. 유네스코와 세계노동기구가 공동으로 작성한 ‘교사의 지위에 관한 권고’에서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말한다. 전문직과 비전문직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는 그일이 윤리적 책무를 갖느냐 아니냐인데 교육은 윤리적 책무가 강조된다는 연유에서 전문직으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교직과 도덕성은 상관관계가 높다

공정하면 판단이 현명해지고 청렴하면 위엄이 생기기에 공직자는 정의롭고 청빈해야한다는 채근담의 말이 실감나는 요즈음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촌지수수교사를 신고한 학부모에게 포상금을 주는 정책을 실천할 정도로 청렴을 강조하던 그 였기에 그간의 스토리들이 우리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리더로서 가장 큰 성취는 팀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이다. 공자도 신뢰는 존립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다른 직종의 리더도 아니고 교육계 수장으로서 깨진 신뢰를 다시 봉합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다. 리더십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인데 그가 앞으로 어떻게 ‘함께’를 실천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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