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면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넷북을 하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숙제를 하는 학생 등 혼자 온 고객들이 쉽게 눈에 띈다. 스타벅스는 ‘커피점은 누구를 만나 담소를 나누는 장소’라는 보편화된 인식 자체를 거부한다. ‘스타벅스를 찾는 사람들은 도회적인 세련됨, 고급 취향을 즐기는 계층’이라는 묵계적인 인식이 스타벅스를 찾게 하는 동인이다. 즉 커피점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를 팔아 성공한 기업이 아니고 문화를 파는 것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어떤 물건을 사면서 마치 값어치 있는 그 ‘브랜드’ 집단에 속하게 된 것 같은 환상에 빠지는 현상을 ‘파노플리 효과’라고 명명한다.

2005년에 미래 트렌드를 예언한 ‘2010년 대한민국 트렌드’라는 책에는 단순한 생산품(product)에 문화(culture)가 융합된 상품 즉 ‘컬덕(cult-duct)’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었는데 그 예언은 적중했다. 요즘 인기있는 제품들은 스타벅스처럼 문화를 브랜드에 담아 소비자의 감성과 마음을 움직인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상품에 문화를 담고 그를 강조하기 위해 열심히 스토리텔링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명품도 일종의 ‘컬덕’ 제품이다. 사회적 신분이나 경제적 지위를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 문화와 명품을 이용하는 층은 부를 가진 상류층이라는 상징성이 합하여 명품 붐을 형성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명품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활성화 되고 있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가방이 생필품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연령층에 상관없이 명품에 꽂힌 대한민국이 걱정이다. 연산군 시절에는 국가가 국민들의 사치를 단속했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혼기를 놓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이유가 혼수사치에 있다고 판단한 국가가 혼수사치의 여러 예를 제시하며 이를 어길 시 어명으로 다스렸다는 것이다. 일례로 침구에 중국서 수입한 사라능단을 쓰는 것 갓 장식에 금은 주옥을 쓰는 사람 등등이 혼수사치 범법자들이다. 연산군 때처럼 국가가 국민들의 사치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아마도 지금이 가장 적기가 아닌가 싶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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