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가 이부녀·김원섭 부부

10년째 시낭송 지도 문화 확산 기여

노인요양원·군부대 등 공연 봉사도


가을, 시가 가슴 속으로 들어와 꽃이 되는 계절, 꽃보다 아름다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 20여년간 시낭송을 지도하고, 병원과 군부대, 소방서, 노인요양원을 찾아다니며 수 천만원의 자비를 들여 음향시설을 구입하고 재능 기부로 시낭송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부녀(시인,평창 대화어린이집 원장)시낭송가와 김원섭(강릉 주문진 새롬유치원 원장)씨 부부는 강원도에 시낭송의 뿌리를 내리고, 시낭송 문화가 확산 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주인공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14회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수상하며 한국시인협회가 주는 시낭송가 인증서를 받고 시낭송가가 된 이부녀씨는 계간 문학시대를 통해 시로 등단하고 하서문학회와 강원여성문학회, 평창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단에서 꾸준하게 창작활동을 하며 평창 시낭송교실과 재능시낭송협회 강원지회에서 시낭송 지도 강사로 10년 째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조항순, 이춘희, 최헌숙, 김남권 등 4명의 시낭송가를 배출해 각 지역에서 시낭송 지도와 봉사활동에 역량을 쏟고 있다.

부군인 김원섭씨는 그동안 자비를 털어 음향시설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구입하고 시낭송 보급과 봉사활동에 물심양면의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야외공연은 물론 음향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곳을 이동 할 때도 자신의 승합차에 모든 장비를 싣고 가 설치하고 운반하는 일을 단 한 번의 싫은 기색도 없이 웃으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뒤에서 애를 쓰고 있어 ‘감독님’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그동안 강릉 동인병원에서 약 10여년째 한 달에 한 번 시낭송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정신적인 충격으로 치료를 받으며 사회복귀 훈련을 하고 있는 시설인 ‘참 좋은 집’에서 시낭송을 지도하고 월정사 노인요양원을 한 달에 한 번 찾아가 시낭송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부녀 시낭송가는 그동안 매년 소방의 날 행사에서 ‘소방관의 기도’를 낭송해 소방관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또 군부대에 책을 보내 주고 방문해서 시낭송을 함께 하기도 하고, 해마다 봄이 오면 경포대 벚꽃 길에서 시낭송을 시민과 함께 한다. 강릉문화예술관에서 시낭송 발표회를 통해 강릉 시민과 문학단체가 함께하는 시낭송 문화 확산에도 주력해 왔다. 특히 시낭송의 불모지였던 평창에 6년 전 시낭송교실을 개설하면서 시낭송문화 확산은 물론 시낭송가를 배출하고, 학생을 비롯한 학부모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시낭송을 배우고 생활화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올해에도 제1회 계룡전국시낭송대회에 참가한 홍금식(진부면 상진부리)씨가 대상을 수상하였고, 제6회 심연수 전국시낭송대회에서는 윤해순(진부보건지소)씨가 장려상을 수상 하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시낭송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부녀 시낭송가는 “나는 세 명의 아버지가 계시는데 첫 번째는 나를 낳아 주신 친아버지요, 두 번째는 시낭송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조영수 시인이고, 세 번째는 시인의 길을 열어 주신 하서 김시철 시인”이라고 평소에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한 눈물과 감동을 나눌 수 있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그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이부녀·김원섭 부부의 소망이 대보름달 같은 넉넉한 달빛을 우리에게 비추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가슴 속에 아름다운 불씨를 피우고 따뜻하게 사는 이들 부부가 있어 세상은 살아 볼만한 것이 아닐까.

김남권·해피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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